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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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핀테크 시장이 투자액을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영국의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핀테크 업계와 협력하면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KPMG 보고서를 인용해 영국 핀테크 시장에 올 상반기에만 245억달러(약 28조3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총 투자액인 59억달러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시장에서는 영국이 핀테크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 핀테크 업계 최대 빅딜도 영국에서 나왔다. 런던증권거래소가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를 148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영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벤처캐피털(VC) 투자 건수는 올 상반기에 총 283건에 달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영국의 은행 앱 개발사 레볼룻은 8억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아 330억달러(약 38조3295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외환 거래 앱 와이즈도 지난달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기업가치는 124억달러에 달한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지원에 영국 핀테크 투자 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PMG는 "코로나19가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전환에 불을 붙였다"며 "영국 시중 은행들이 핀테크 투자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 은행들의 약 60%가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핀테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영국의 핀테크 기업 연합체인 이노베이트파이낸스의 재닌 허트 최고경영자(CEO)는 "런던은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정부의 핀테크 업계에 대한 지원 수준도 높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핀테크 투자자들이 영국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은 핀테크 기업 3018곳이 자리해 있어 세계 최대 핀테크 도시로 평가받는다.

올 상반기 전 세계 핀테크 투자 규모는 98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871억달러)보다 약 10% 늘었다. 올 상반기 미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421억달러로 2위인 영국보다 60%가량 많았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