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초게 2연패' 케냐, 마라톤 세계 제패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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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굣길 달리기는 근거 미약…좋은 시설 부족·육성 학교 사라져
유전적 이점에 고산지대 온화한 날씨·평평한 토양은 달리기 최적 인류 최초로 마라톤의 2시간 벽을 돌파(비공인)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7)가 지난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그가 왜 역사상 최고인지 증명해냈다.
킵초게는 이날 마지막 10km가량을 가뿐히 질주해 2시간 8분 3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관중에게 세리머니까지 선사하는 여유를 보였다고 신화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뒤에는 네덜란드의 아브디 나게예와 벨기에의 바시르 아브디가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이들 두 선수는 킵초게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달렸지만, 1분가량 차이 난 기록은 킵초게가 이날 얼마나 대단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킵초게는 지금까지 출전한 14개의 공식 국제 마라톤 경기에서 12개 대회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기록은 그가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작성한 2시간 1분 39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삿포로의 기후를 고려하면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준 계기가 됐다.
기록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 마라톤 우승자의 약 70∼80%가 케냐 출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킵초게를 비롯해 인구 4천800만 명의 케냐 출신 우승자 중 4분의 3 이상이 케냐 3번째 부족인 인구 640만 명의 칼렌진족이다.
그간 서구를 중심으로 케냐 장거리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서구와 케냐 선수 사이에는 체질량 지수와 뼈 구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케냐 선수는 키와 비교해 체중이 적게 나가고 다리는 더 길며, 몸통이 짧은데다 팔다리는 더 가늘었다.
'케냐 육상의 대부'로 알려진 아일랜드 출신 선교사이자 육상 코치인 콤 오코넬은 케냐 선수들의 우수성을 하나 또는 여러 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코넬은 "케냐인들은 유전, 천혜의 기후, 척박한 시골과 같은 요인보다 더 중요한 '달리기 문화'를 만들었다"며 케냐가 탄탄한 달리기 문화와 함께 인재 발굴 및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케냐에 거주해 온 그는 또 케냐 젊은 세대는 킵초게를 비롯해 올림픽 여자 1천500m 2연패의 페이스 키프예곤, 2017·2019년 세계선수권 여자 5,000m 2연패를 달성한 헬렌 오비리와 같은 롤 모델이 많다고 밝혔다.
오코넬은 "최근 우리는 데이비드 루디샤와 비비안 체루이요트 같은 선수들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다른 선수들이 있었다.
세대마다 롤 모델을 가지면 더 많은 젊은이가 달리기를 시작하도록 계속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강조했다.
케냐가 이번 올림픽 메달 차트에서 다시 한번 아프리카대륙 1위를 차지했지만, 오코넬은 좋은 훈련 시설이 부족하고 과거 수백 명의 챔피언 주자를 발굴한 학교들이 사라져 케냐 마라톤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케냐 장거리 선수의 비결을 말할 때, 매일 등하굣길 수 킬로미터를 달리기 때문에 훌륭한 장거리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알려졌으나 근거는 미약하다.
금세기 들어 케냐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등하굣길에 올랐다.
마라톤에 좋은 습관으로 여겨졌던 맨발 달리기도 옛날 일이 됐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케냐인의 단순한 식단이 비결로 여겨졌지만, 선수들은 특별한 음식을 섭취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케냐 최고 주자 중 상당수가 호모사피엔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의 햇볕이 잘 드는 고산지대 출신이라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그곳은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와 땅이 평평한 구조로 이루어져 야외 달리기에는 최적이다.
해발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고도는 선수들이 희박한 공기를 호흡하며 폐 기능을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독일과 덴마크의 연구자들은 케냐의 칼렌진족 출신 일반인은 달리기에서 전 세계 인구의 90%를 이길 수 있는 유전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airtech-
/연합뉴스
유전적 이점에 고산지대 온화한 날씨·평평한 토양은 달리기 최적 인류 최초로 마라톤의 2시간 벽을 돌파(비공인)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7)가 지난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그가 왜 역사상 최고인지 증명해냈다.
킵초게는 이날 마지막 10km가량을 가뿐히 질주해 2시간 8분 3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관중에게 세리머니까지 선사하는 여유를 보였다고 신화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뒤에는 네덜란드의 아브디 나게예와 벨기에의 바시르 아브디가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이들 두 선수는 킵초게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달렸지만, 1분가량 차이 난 기록은 킵초게가 이날 얼마나 대단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킵초게는 지금까지 출전한 14개의 공식 국제 마라톤 경기에서 12개 대회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기록은 그가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작성한 2시간 1분 39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삿포로의 기후를 고려하면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준 계기가 됐다.
기록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 마라톤 우승자의 약 70∼80%가 케냐 출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킵초게를 비롯해 인구 4천800만 명의 케냐 출신 우승자 중 4분의 3 이상이 케냐 3번째 부족인 인구 640만 명의 칼렌진족이다.
그간 서구를 중심으로 케냐 장거리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서구와 케냐 선수 사이에는 체질량 지수와 뼈 구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케냐 선수는 키와 비교해 체중이 적게 나가고 다리는 더 길며, 몸통이 짧은데다 팔다리는 더 가늘었다.
'케냐 육상의 대부'로 알려진 아일랜드 출신 선교사이자 육상 코치인 콤 오코넬은 케냐 선수들의 우수성을 하나 또는 여러 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코넬은 "케냐인들은 유전, 천혜의 기후, 척박한 시골과 같은 요인보다 더 중요한 '달리기 문화'를 만들었다"며 케냐가 탄탄한 달리기 문화와 함께 인재 발굴 및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케냐에 거주해 온 그는 또 케냐 젊은 세대는 킵초게를 비롯해 올림픽 여자 1천500m 2연패의 페이스 키프예곤, 2017·2019년 세계선수권 여자 5,000m 2연패를 달성한 헬렌 오비리와 같은 롤 모델이 많다고 밝혔다.
오코넬은 "최근 우리는 데이비드 루디샤와 비비안 체루이요트 같은 선수들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다른 선수들이 있었다.
세대마다 롤 모델을 가지면 더 많은 젊은이가 달리기를 시작하도록 계속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강조했다.
케냐가 이번 올림픽 메달 차트에서 다시 한번 아프리카대륙 1위를 차지했지만, 오코넬은 좋은 훈련 시설이 부족하고 과거 수백 명의 챔피언 주자를 발굴한 학교들이 사라져 케냐 마라톤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케냐 장거리 선수의 비결을 말할 때, 매일 등하굣길 수 킬로미터를 달리기 때문에 훌륭한 장거리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알려졌으나 근거는 미약하다.
금세기 들어 케냐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등하굣길에 올랐다.
마라톤에 좋은 습관으로 여겨졌던 맨발 달리기도 옛날 일이 됐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케냐인의 단순한 식단이 비결로 여겨졌지만, 선수들은 특별한 음식을 섭취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케냐 최고 주자 중 상당수가 호모사피엔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의 햇볕이 잘 드는 고산지대 출신이라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그곳은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와 땅이 평평한 구조로 이루어져 야외 달리기에는 최적이다.
해발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고도는 선수들이 희박한 공기를 호흡하며 폐 기능을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독일과 덴마크의 연구자들은 케냐의 칼렌진족 출신 일반인은 달리기에서 전 세계 인구의 90%를 이길 수 있는 유전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airtech-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