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충분해…'힐스테이트 남산'과 '온면' [이송렬의 맛동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시 중구 묵정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남산'
혼자여도 눈치 안보고 즐길 수 있는 '차돌양지온면'
혼자여도 눈치 안보고 즐길 수 있는 '차돌양지온면'
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청약이요? 과거나 지금이나 당첨되기 어렵잖아요." 이 말이 확 와닿지 않으실 수 있으니 통계로 한 번 보겠습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1년 전국 아파트 1순위 경쟁률은 2.4대 1이었습니다. 경쟁자 2명 이상을 제쳐야 내가 아파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10년 뒤인 현재는 20.2대 1의 경쟁률입니다. 약 10배가량 뛰었습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서울만 놓고 보겠습니다. 2011년 서울 1순위 아파트 경쟁률은 1.8대 1이었습니다. 전국 평균 경쟁률보다도 낮았죠. 하지만 올해 서울 평균 경쟁률은 111대 1입니다. 무려 60배나 경쟁률이 셉니다. 서울에 집을 얻기 위해서는 111명의 경쟁자보다 내가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청약에 있어서 가점은 어떤 것보다도 중요합니다. 가점 요소에는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가 있는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초년생들은 이를 채우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아이는 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아 청약 가점이 낮아 아파트 청약은 쳐다보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준비만 돼 있다면 솟아날 구멍은 있으니까요. 현대건설은 서울시 중구 묵정동 1의 23번지 일원에 '힐스테이트 남산'을 분양할 예정입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9층, 2개동, 전용 면적 21~49㎡ 282가구로 조성되는데요, 아파트가 아닌 '도시형 생활주택'입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5월에 나온 주거 형태입니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어 통장을 소진하지 않기 때문에 거주지역, 청약, 재당첨 제한 등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사회 초년생도 도전해볼 수 있겠습니다.
단지의 장점은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중구는 광화문, 시청, 종로 등과 가까워 출퇴근이 편리합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서울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이 있고, 따릉이 등을 이용해 조금 더 나가면 지하철 2·4·5호선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도 가까워 차량 이동도 수월합니다.
도심에 있다는 것은 곧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롯데영플라자, 명동과 종묘, 창덕궁, 덕수궁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대형 병원도 가깝습니다.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오늘은 뭐 먹지?"입니다. 특히 혼자 사는 직장인들의 경우 밖에서 외식하자니 혼자 식당에 들어가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집에서 배달을 시키자니 지겨워서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힐스테이트 남산이 들어서는 곳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면 혼자서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온수반'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메뉴는 오직 온면과 온반을 판매합니다. 가게 밖에서 무인단말기(키오스크)로 주문을 마치고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훤히 보이는 주방, 10석 남짓의 자리가 있는 아담한 공간입니다. "편한 곳에 앉으세요"라는 주인장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매장 안을 가득 메운 가운데 손님들의 '후루룩'거리는 소리와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이곳이 식당임을 알려줍니다.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파 절임과 할라페뇨 장아찌, 시원한 물, 소스 종지, 앞접시가 쟁반에 담겨 나옵니다. 5분이나 지났을까. 주인장은 '차돌양지온면'을 쟁반에 놓아줍니다. 보기만 해도 푸짐합니다. 영업비밀인 특별 약재를 넣고 매일 6시간씩 공들여 끓이는 육수에 토핑으로 숙주와 고기가 듬뿍 담겼습니다. 온면에 올라가는 고기는 국물만큼이나 오래 삶아 질기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보기엔 어디서나 많이 파는 쌀국수와 다를 것 없지만, 막상 먹어보면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베트남식 쌀국수에는 고수가 들어가 이국적인 맛이 난다면, 온수반의 온면에는 이국적인 맛보다는 갈비탕에 가까운 익숙한 맛이 납니다. "따뜻할 온(溫)에 밀가루 면(麵)을 쓴, 한국식 쌀국수"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입니다. 온면을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온수반에서 개발한 칠리소스와 해선장소스를 1대 1 비율로 섞어 곁들이면 됩니다. 파채소스와 맛이 비슷한 '참소스'도 고기의 맛을 더 부각해줍니다.
맛도 맛이지만 과하지 않게 손님들을 배려하는 주인장의 태도가 남달랐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앞치마가 필요한지, 밥이나 면이 모자라지는 않은지, 따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등 무심한 척 세심하게 손님들을 챙깁니다.
가격은 온면의 경우 차돌양지온면이 9000원, 힘줄온면이 1만원, 차돌양지힘줄 온면이 1만1000원, 모듬온면이 1만2000원입니다. 온반의 경우 8000원~1만1000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밥과 면, 고기를 더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 착한 가격입니다.
다만 힐스테이트 남산의 분양가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대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도시형 생활주택의 장점인데, 1군 건설사가 공급하게 되면 꼭 그렇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세운지구에 공급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경우 가장 싼 분양가가 2억7560만원(24㎡A), 가장 비싼 분양가는 6억7820만원(42㎡A)이었습니다. 사회초년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또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법정 주차 대수가 0.5~0.6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차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차가 있다면 불편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심에 있어 다양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상대적으로 소음에 노출되기 쉽다는 단점도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거의 안정을 이루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입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무서울 정도로 뛰고 있습니다. 모쪼록 서울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 다양한 사람들이 주거 안정을 실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