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뉴스1.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뉴스1.
시도교육청 산하의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 직위를 신설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불필요한 고위직 자리 늘리기라는 비판이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 의원 10명은 지난 5일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부교육장 신설 이유로 교육지원청에 교육장 직위 사항만 규정해 기초자치단체 등과 업무 협의 과정에서 직위상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부시장이나 부구청장 같은 실질적으로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부단체장을 상대할 적정 지위가 교육지원청에 없어 교육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연이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원 감축안을 내놓으면서 고위직 자리를 늘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고위 관리직 한 명을 임명하려면 실제로 일할 사람들은 더 줄 수밖에 없다”며 “교사의 충원 방안을 고민해도 부족한 마당에 일반 고위직 공무원을 법률까지 개정해서 신설하겠다는 발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승진 자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일선 시군구 교육지원청이 감시와 통제의 기관이 아닌, 말 그대로 학교의 교육을 지원하는 교육행정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원청의 본분은 학교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돌봄, 방과후학교, 시설관리 등을 도와주고 교사가 학생교육에 전념하도록 행정을 맡으며 수업을 지원하는 데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서 “일반직 부교육장 신설이 아니라 지원청이 ‘지원’청 답도록 직제‧기능을 철저히 진단하고 개선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