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허가했다. 암 환자 등 면역 저하자만 맞도록 단서를 달았지만 조만간 접종 대상을 모든 국민으로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도 부스터샷 접종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한국의 백신 수급난이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장기 이식 환자 등이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도록 화이자·모더나 백신 긴급사용승인 사항을 변경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부스터샷 허용 대상자는 770만 명으로 미국 성인의 2.7%다.

면역 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효과는 입증됐다. 백신 접종을 마친 면역 저하자 중 항체가 생기지 않은 사람은 16~80%에 이른다. 항체는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다. 항체가 없다는 것은 백신이 제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마친 뒤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은 이들이 부스터샷을 맞았더니 33~50%가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려면 CDC의 승인이 필요하다. CDC 자문단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3일 부스터샷 권고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이날 “언젠가 모든 사람이 면역력의 연장과 강화를 위해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백신으로 형성된 예방 효과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백신 효과는 최소 6개월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른 국가도 부스터샷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대상을 50세 이상으로 넓혔다. 영국 독일 프랑스도 다음달 부스터샷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