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물동량 기준) 항구인 중국의 닝보·저우산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항구가 부분 폐쇄됐다. 닝보·저우산항으로 향하던 컨테이너선들이 줄줄이 경로를 바꿔 다른 항구로 몰려들면서 세계적인 물류 대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닝보항 메이산터미널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이산터미널은 닝보항 전체 물동량의 25%를 처리하는 핵심 관문이다. 닝보시는 터미널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닝보항에 있는 다른 터미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화물과 인원 수를 제한했다.

닝보·저우산항으로 향하던 선박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닝보·저우산항 일부 폐쇄 여파로 이날 컨테이너선 40여 척이 저우산군도 정박지 밖 바다에서 대기했다.

해운사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컨테이너 운송사 CMA CGM은 일부 선박의 경로를 상하이항으로 변경하거나 닝보 기항을 건너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일부 물류 운송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책 수립에 나섰다.

닝보·저우산항에서 방향타를 돌린 선박이 몰리면서 상하이항은 최근 3년래 최악의 혼잡을 겪고 있다. 상하이항은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항구다. 30척 이상의 선박이 상하이 핵심 컨테이너항인 양산항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세계적인 물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LA 항구는 지난 5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선전의 옌톈항이 폐쇄되자 닝보항 물동량을 늘렸다. 그런데 이번에 닝보항도 부분 폐쇄된 것이다. LA항 관계자들은 “옌톈항 폐쇄로 인한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기도 전에 닝보항이 부분 폐쇄에 들어갔다”며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1월 999에서 올해 1월 2872로 오른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4226까지 치솟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