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 시장의 우려는 지나치게 과도하다.”

올 4분기 D램 가격 하락 전망과 함께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한 반도체업계 반응이다.

반도체업계 "고객 수요 여전히 견조…시장 우려 과도하다"
1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메모리는 여전히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출시에 따른 고객사들의 신규 수요가 대기 중이고 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보유 재고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공급이 타이트하다”고 말했다.

PC용 D램에서 일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서버나 모바일용 D램 수요가 더 많고, 연말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3~4분기는 크리스마스,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등 쇼핑 시즌과 맞물린 IT 기기 수요 증가로 반도체업계엔 성수기에 해당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17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도 일시적으로 가격 하락이 있었지만 곧바로 회복됐다”며 “시장의 노이즈(잡음)가 지나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지금도 그 전망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주가 하락에 민감한 투자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식 반응을 자제할 뿐 기존 수급 전망에 변화를 줄 요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내년 이후에도 정도의 문제일 뿐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업용 서버와 모바일에 쓰이는 고사양 D램을 공급하고 있어 가격 하락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미국 마이크론의 PC용 D램 비중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많을 것”이라며 “PC용 D램 가격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생산량에도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량이 수요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비가 급증하는 만큼 반도체 회사들이 미세화 공정 생산을 급격히 늘리기 힘든 데다 수율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업계에선 최고 사양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 과잉보다 오히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