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시즌 보름앞인데...금융권 채용 '깜깜 무소식'
하반기 금융권 채용시즌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은행을 제외하면 채용계획을 발표한 기업이 없다.

공공기관 가운데는 한국거래소가 18일까지 신입사원 원서접수를 받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오는 9월11일 치러지는 A매치(금융공공기관 필기시험일)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축소될 전망이다.

디지털 IT인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중은행들은 아직까지 신입채용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압박에 눈치를 보는 중이다. 비대면·디지털화로 해마다 영업점이 급감하면서 옛날처럼 채용인원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채용공고 낸 곳은 ‘한은·거래소 두곳’
한국은행은 지난달 종합기획직원(G5)채용 원서접수를 마쳤다. 오는 20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다. 선발인원은 50명. 필기시험은 9월11일에 치러지지만 지난해만큼 많은 공공기관들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8일까지 신입사원 공개채용 지원서를 접수 받는다. 채용 인원은 총 43명으로 지난해보다 19% 늘어났다. 부문별 채용인원은 경영·경제 24명, 법학 6명, 수학·통계 7명, IT 6명이다. 9월11일 치러지는 필기시험은 서울과 부산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은 매년 하반기 정기적으로 해온 공채를 올해도 진행할 예정으로, 9월 중 채용 규모와 일정을 확정해 공고할 방침이다.산업은행은 작년 상·하반기에 각각 50명, 59명을 뽑았다. 올해 상반기 56명을 채용했다. 수출입은행은 하반기 3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수은은 지난해 하반기 35명을 뽑았고, 올해 상반기는 1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인 90명을 뽑았던 금융감독원도 조만감 채용공고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1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은행도 하반기에 채용을 한다.
하반기 채용시즌 보름앞인데...금융권 채용 '깜깜 무소식'
◆최대 실적 시중은행 “신입채용 아직 미정”
국책은행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채용 실시 여부부터 미정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상반기 IT(정보기술), 데이터 부문 수시 채용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인력을) 배치하는 단계여서, 아직 하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국가 유공자 보훈 채용이 조만간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 일반 채용의 일정과 규모는 현재로선 미정”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에 100여명의 채용을 한 데다 현재 채용 연계형 디지털 하계 인턴십(20명)이 진행 중이라, 하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가 유동적”이라고 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 중으로, 하반기 정식 공채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매년 상반기 6급, 하반기 5급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신한은행은 “현재 하반기 디지털, ICT(정보통신기술) 수시채용 석·박사 특별전형을 두 자릿수 선발을 목표로 진행 중으로, 하반기 정확한 채용 일정과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하반기 디지털, 경력직, 영업직 등 다양한 분야의 채용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작년 하반기(150명)보다 늘릴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의 자세한 채용일정은 추석전후 드러날 전망이다.

한편, 9월 8~9일 금융위원회 주관의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가 열리지만,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곳이 많아 올해도 회사설명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도 시중은행들 상당수가 9월에 채용공고를 하면서 형식적인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