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때아닌 ‘녹취록 논란’으로 번졌다. 앞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고, 해당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 대표는 15일 SNS에 “윤 후보와 저 사이 대화 녹취파일과 녹취록이 공개됐다는 이야기부터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제가 했다는 정체 불명의 내용이 돈다고 한다”며 “우선 유출됐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고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윤 전 총장은 캠프 내 신지호 정무실장이 이 대표 탄핵을 언급한 데 대해 유감을 밝히기 위해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사실은 언론에 공개됐고, 즉각 녹취 논란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이 대표 측이 “일부러 녹음한 것이 아니라 자동녹음 기능에 의해 녹음된 것”이라며 “녹취록 유출은 실수”라고 대응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 대표의 녹취록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따라 경선 규칙으로 촉발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토론을 꺼리는 윤 전 총장 측 의견을 반영해 ‘토론회 대신 정견발표회를 열자’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역제안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