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전문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반도체 장비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올해 전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2분기 매출 72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356억원) 대비 103%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작년 2분기 2억원에서 올해 2분기 11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실적은 반기 기준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76억원으로 전년 동기(708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0억원 손실에서 올해 27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장비 수주에 연이어 성공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와 121억원 규모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도 SK하이닉스와 145억원의 장비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추가 수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1185억원)보다 182.6% 증가한 33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50억원의 손실을 낸 영업이익은 올해 흑자로 돌아서 7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벤처 1세대 황철주 회장이 1993년 창업한 회사다.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입히는 증착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엔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경기 용인에 부지 2만6000㎡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액은 1824억원으로 반도체 산업 호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도 장비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