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에 국내외 반도체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날로그 반도체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가 27%,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가 73%를 차지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인 아날로그 반도체는 빛, 소리, 온도 등의 아날로그 신호를 PC와 스마트폰이 인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다. 주로 자동차나 모바일·통신 인프라 부문에서 사용된다. 최근 업황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아날로그 반도체는 공급 부족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투자 예산안에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에 75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친환경차로 대체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차량용 반도체를 두 배 이상 많이 쓴다. 전체 차량용 반도체에서 아날로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한다.

통신 인프라 부문에서도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는 인프라 예산 중 광대역에 총 650억달러를 배정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제품인 무선주파수(RF) 반도체와 전력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위 NXP반도체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