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배달원 1명이 주문 한 건 처리) 경쟁이 서울·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단건 배달을 처음으로 시작한 쿠팡이츠가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자 배달의민족이 공격적인 맞대응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17일부터 부산 울산 광주 등 지방광역시에서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선보인다. 배민1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시작된 이후 이달 들어 경기 성남, 수원, 고양, 부천, 용인 수지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왔다. 배민1에 가입한 업소는 약 8만 개에 이른다. 배달 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 가입 업소가 약 25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약 32%가 배민1에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건 배달을 통해 식지 않은 음식을 받으려는 고객의 수요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1 업소 수는 4월 가입 접수 시작 이후 월평균 50%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커지는 배달 시장에서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을 앞세워 후발 주자임에도 올 들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을 15% 선까지 끌어올렸다.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묶음 배달로 인한 지연 배송에 불만이 있던 고객층을 단건 배달로 파고들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전국에 약 12만 개의 업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은 상호 따라잡기 경쟁과 상대 영역 진출을 거듭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을 시작한 쿠팡이츠에 배민1으로 맞불을 놓자 쿠팡이츠는 배민의 퀵커머스 B마트를 모방한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서울 강남 일대에 선보이고 시장에 진출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위메프오, 부릉 등 배달 앱 후발주자도 연내에 단건 배달 시장에 뛰어들 예정인 만큼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까지 가세해 점유율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단건 배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배달 앱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을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