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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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치과 의료기기 업계들은 잇따라 지난 분기 실적을 웃돈 데 비해 진단업계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백신 공급 등으로 인해 유럽, 중국 등에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실적 추이가 갈렸다.

임플란트 웃고, 진단키트 울고…의료기기 업계 '희비'
국내 치과 의료기기 시장점유율 1·2위인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은 나란히 전분기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분기에 매출 2015억원을 내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각각 49%, 23% 뛴 중국과 북미 시장이 효자 역할을 했다. 2분기 매출(725억원)이 1분기(538억원) 대비 35% 뛴 덴티움도 중국에서 성과를 봤다. 이 회사의 2분기 중국 매출은 국내 매출(160억원)의 두 배가 넘는 420억원으로 전분기(290억원)보다 45% 상승했다. 레이, 레이언스도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각각 59%, 17% 올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특수를 맞았던 진단키트 업계는 1분기보다 실적이 떨어졌다. 지난 1분기 1조1791억원의 매출을 낸 SD바이오센서는 33% 줄어든 7804억원을 기록했다. 씨젠도 1분기 3518억원에서 2분기 3037억원으로 14% 감소했다. 항원·항체진단키트를 주로 공급하는 수젠텍은 110억원에서 63억원으로 실적이 43% 줄었다. 이 회사는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백신 공급 영향이 이들 업계에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중국이 주력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봉쇄 조치가 있었던 중국에서 올 들어 영업이 수월해지면서 임플란트 판매가 늘었다”며 “북미, 유럽에서도 백신 공급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단업계는 유럽에 백신이 대거 공급되고 한때 30만 명대였던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대 수준으로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수출이 줄었다.

진단업계는 가격경쟁력을 높이거나 시장을 다각화해 실적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수젠텍은 델타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로 영국 그리스 등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씨젠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분기 제품 가격을 내렸다. 씨젠 관계자는 “가격경쟁력과 신규 변이 바이러스까지 진단 가능한 ‘멀티플렉스’ 기술을 활용해 주력 시장인 유럽을 넘어 아시아, 중남미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