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혁신을 뒤로 함으로써 얕은 정치적 계산이나 한다는 인상을 주었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공정성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국민의힘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SNS에 ‘국민의힘 지도부, 해야 할 일부터 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선은 오히려 유력 후보들 간의 합의를 존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후보들 스스로 중심을 이루게 하는 것이 옳다”며 “제 발로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당이, 그나마 개인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뛰고 있는 후보들을 끌고 가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이 대선 후보 토론회 방식과 일정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 윤 전 총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선 “당장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며 “하나는 ‘문 정부 심판을 대신할 미래 비전을 내놓는 일이고 또 하나는 당을 혁신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 측과 윤 전 총장 측 간 갈등은 봉합되지 않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좋아요’를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일도 벌어졌다. 이 게시글엔 “유승민·홍준표와 ‘윤석열 저격조’ 마당쇠로 뛰고 있는 것이 이준석” 등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