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인사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유출되었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녹음해 유출했다는 의혹에 15일 이같이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전화녹음은 했다' 그러나 '녹취파일은 없다. 당연히 유출된 녹취록도 없다'는 이준석의 변명은 맹랑하고 교활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는 '언론인들이 내가 구두로 전달한 것을 문건화,녹취록을 만든 것 같다'고 했는데 대한민국의 어느 언론인이 '기사'를 쓰지 '녹취록'을 만드나"라면서 "기자들을 돈 받고 정보 파는 여의도의 일개 지라시 장사로 모욕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동녹취 전화만 갖고 있었다면 당직자가 이준석의 휴대전화를 훔쳐 마음대로 풀었다는 사죄 기자회견을 하게 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평소 일개 네티즌하고 '댓글 전쟁'을 마다하지 않던 이준석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앞뒤도 안 맞고 당직자는 행방불명이고, 기자들을 여의도 지라시 업자로 모는데 누가 속을 거라고 보나"라면서 "신뢰가 땅에 떨어졌는데 국민 바보 취급도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갈망하는데 인내했던 보수유권자들의 등에 칼을 꽂은 셈이다"라면서 "희망을 품고 '젊음의 순수함'과 함께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했던 많은 국민들을 이준석은 배신했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와 저와의 대화 녹취파일과 녹취록이 공개되었다는 이야기부터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제가 했다는 정체불명의 내용이 돈다고 한다"라면서 "우선 유출되었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일자에 윤석열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 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저에게 당일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되었고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되어 문건화 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저에게 전달된 돌고 있다는 한 가지 문건도 그런 전달된 내용을 정리해 놓은 양식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통화 녹취록'은 지난 12일 윤 전 총장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의 '탄핵'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내용으로, 전날 정치권에선 이 대표 측이 통화 녹취록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의 갈등이 불거지자 "한강에서 싸워야 할 국민의힘이 낙동강에서 싸워서야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부재중인 가운데 기습 입당식을 한 것과 이 대표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고 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불협화음이 감지된 바 있다.

당내 대선후보 토론회가 경선준비위의 월권 논란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 녹취록 유출 의혹까지 제기돼 경선 관련 잡음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를 도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통합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