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가 '살아있는 축구 전설' 리오넬 메시(34)를 떠나보낸 이유는 충격적인 재정상태 때문이라고 주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사진)이 밝혔다.

그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주제프 바로토메우 전 회장이 끔찍한 유산을 남겼다"고 맹비난했다. "그가 장기적으로 구단을 담보로 잡고 있었다"며 "3월 21일 현재 구단의 부채만 13억5000만 유로(약 1조8543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바르토메우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퇴했다. 성적 부진 속에 메시와 불화를 겪었고 팬들의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후임 라포르타 회장은 올해 3월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라포르타 회장이 공개한 바르셀로나의 재정 상태는 충격적이다. 그는 "선수단 임금은 구단 총수입의 103%에 이른다. 경쟁 구단들과 비교하면 20~30%나 높다"라며 "제가 회장을 맡고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선수들의 급여를 주려고 8000만 유로(약 1099억원)를 대출받은 것이었다. 전임 회장단은 거짓투성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구단의 순자산은 마이너스 4억5100만유로(6194억원)다. 끔찍한 유산"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만약 메시가 팀에 남아 있었다면 선수단 임금이 구단 총수입의 110%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라리가 사무국은 구단 총수입에서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이유로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재정적·구조적' 이유로 지난 5일 메시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메시는 FC바르셀로나와의 결별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지난 11일 PSG로 떠났다.

라포르타 회장은 "메시의 이적은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다른 선수들도 연봉을 깎였다. 누구도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