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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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수사기관 등에는 알리지 않은 채 피해자를 보호하고 각종 지원책을 제공하는 미국의 '제한적 신고제도'와 유사한 '신고 전(前) 피해자 지원 제도’(가칭)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12일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모 중사처럼 성범죄 피해 발생 초기에 신고를 고심하는 경우 무방비로 2차 가해 등에 노출된다고 판단해서다.

17일 서욱 국방부장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화상으로 열었다. 서 장관은 해군 여군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현재 군내 성폭력사건 신고 및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문제점과 '민·관·군 합동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개선사항을 점검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그 중 국방부가 우선 도입을 검토하는 제도가 현재 민관군합동위원회(제2분과)에서 논의중인 ‘신고전 피해자 지원 제도’다. 이 제도는 인사상 불이익이나 피해 사실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피해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도 심리상담, 의료 지원, 법률 조언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2차 피해도 모니터링해준다.

미국에서 지난 2005년 도입된 ‘제한적 신고제’와 유사하다. 성폭력피해자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는데, 수사기관 등에는 알리지 않지만 제한된 인원에만 피해(범죄)사실을 공개한 뒤 피해자가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는 상관이 아니라 성폭력대응담당관이나 의료인 등에 신고한다.

다만 신고를 받는 사람은 피해사실을 수사기관 등에 알려서는 안된는 비밀유지 의무를 갖는다. 성폭력대응담당관은 피해자 인적사항은 익명으로 하고, 피해자의 보호 및 지원, 지휘 책임에 관련된 사항만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식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