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株, 투심 악화에 중국 우려 겹쳐도…증권가 "단기적 영향"
엔터주가 아이돌 문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 우려와 시장 전반 투심 악화까지 겹치며 동반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단기적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엔터주 중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모멘텀이 충분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하이브는 2.51% 떨어진 29만1500원에, 에스엠은 2.3% 떨어진 6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3.26% 떨어진 5만9300원에, JYP엔터테인먼트도 2.69% 떨어진 4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전반 투심이 악화된 데다 중국 정부의 아이돌 문화 통제 우려까지 겹치며 엔터주가 타격을 입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0원에 근접하며 외국인의 매도세를 이끌었고, 주요 엔터주들이 포함된 코스닥 지수는 2.86%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사설을 통해 아이돌 문화를 비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민일보는 이날 오전 사설을 통해 "나쁜 아이돌 팬 문화는 정상적인 사회·경제·문화적 질서를 방해하며 이를 시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가 아이돌 문화를 통제하며 엔터주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 이유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한령이 발동된 후 한국 엔터업계는 5년 넘게 중국에서 별다른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아이돌 문화를 통제한다고 해도 더 잃을 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엔터주가 호실적을 업고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터주 중에서는 와이지가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봄엔 하이브가 BTS 빌보드차트 입성을 계기로 오르고 여름엔 에스엠이 호실적·매각 이슈로 급등했다면, 올 가을엔 와이지가 밸류에이션 매력과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와이지의 대표그룹 블랙핑크는 하반기 컴백을 앞두고 있다.

앞서 와이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7% 증가한 105억원을 기록하며 증권가 컨센서스(4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실적 발표 이후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13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목표가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와이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2.94배로, JYP(31.86배)보다는 높지만 에스엠(34.18배)과 하이브(51.95배)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