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르소설 대표주자 3인방, 서점가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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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등 잇단 출간
장르소설 열풍 하반기도 지속
"독자들에게 폭넓은 이야기 전달"
순수문학계도 높은 평가
장르소설 열풍 하반기도 지속
"독자들에게 폭넓은 이야기 전달"
순수문학계도 높은 평가
장르소설 전성시대다. 서점가 베스트셀러만 봐도 그렇다. 현재 종합 1위(교보문고 기준)는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2위는 정유정 작가의 스릴러 소설 《완전한 행복》이다. 에세이나 자기계발서가 상위를 독차지했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장르소설 열풍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초엽, 강화길, 정세랑 등 순수문학계에서도 인정받는 대표작가 3인의 책이 잇달아 출간돼서다.
18일 출간되는 《지구 끝의 온실》은 예약판매만으로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예스24에선 종합 49위, 교보문고에선 아직 집계 전이다. 이 작품은 독성 먼지 ‘더스트’로 세계 인구의 87%가 사라진 세계를 그린 과학소설(SF)이다. 인류는 곳곳에 ‘돔 시티’를 짓는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특권층뿐. 바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내성을 가진 피’를 원하는 사람들을 피해 ‘프림 빌리지’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게 된다. 더스트는 들이마시면 발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13일 출간된 《대불호텔의 유령》은 공포소설이다. 출간 첫주에 알라딘 종합 15위, 예스24에선 129위로 시작했다. 6·25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5년, ‘귀신 들린 건물’로 알려진 대불호텔에 이끌리듯 모여든 4명이 겪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다뤘다. 혐오와 억압, 폭력 등 사회 문제를 소설 속 인물들의 불안과 공포로 풀어내는 ‘강화길식 스릴러’가 빛을 발한다. 한국 사회 밑바닥에 깔린 ‘원한’이라는 정서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피프티 피플》과 《이만큼 가까이》는 개정판이다. 각각 2016년과 2014년에 처음 출간됐다. 창비 관계자는 “피프티 피플의 10만 부 판매를 기념해 개정판을 내놓게 됐다”며 “표지와 문장뿐 아니라 사실관계 오류 등 많은 부분을 수정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피프티 피플은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을 오가는 정세랑의 작품 세계 중 순수문학 쪽에 가까운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환상적이거나 SF적인 요소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의 비중이 높다.
포항공대 화학과 학사·석사 출신인 김초엽은 ‘무서운 신예’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각각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데뷔했다. 블라인드 심사를 하다 보니 생긴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2019년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지난해엔 《인지 공간》으로 제11회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2012년 등단한 강화길도 2017년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 등에 이어 2020년 단편 《음복》으로 제11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실력파다.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억압과 폭력을 스릴러로 풀어내는 능력이 절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복》은 남편이 평생 몰랐던 가족의 비밀을 시댁 제사에 처음 참석한 며느리가 단번에 파악해내는 이야기다.
SF 판타지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진 정세랑 역시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 장편소설상, 2017년 《피프티 피플》로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서 인정을 받았다.
출판 업계 관계자는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구분은 독자들에게 무의미하다”며 “실력을 갖춘 장르문학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폭넓은 이야기를 전하면서 인기를 끌고, 문단에서도 인정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김초엽·정세랑·강화길 소설 출간
김초엽의 첫 장편 《지구 끝의 온실》(자이언트북스), 강화길의 두 번째 장편 《대불호텔의 유령》(문학동네), 정세랑의 장편 개정판 《피프티 피플》과 《이만큼 가까이》(창비)가 서점가에서 격돌한다.18일 출간되는 《지구 끝의 온실》은 예약판매만으로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예스24에선 종합 49위, 교보문고에선 아직 집계 전이다. 이 작품은 독성 먼지 ‘더스트’로 세계 인구의 87%가 사라진 세계를 그린 과학소설(SF)이다. 인류는 곳곳에 ‘돔 시티’를 짓는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특권층뿐. 바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내성을 가진 피’를 원하는 사람들을 피해 ‘프림 빌리지’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게 된다. 더스트는 들이마시면 발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13일 출간된 《대불호텔의 유령》은 공포소설이다. 출간 첫주에 알라딘 종합 15위, 예스24에선 129위로 시작했다. 6·25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5년, ‘귀신 들린 건물’로 알려진 대불호텔에 이끌리듯 모여든 4명이 겪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다뤘다. 혐오와 억압, 폭력 등 사회 문제를 소설 속 인물들의 불안과 공포로 풀어내는 ‘강화길식 스릴러’가 빛을 발한다. 한국 사회 밑바닥에 깔린 ‘원한’이라는 정서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피프티 피플》과 《이만큼 가까이》는 개정판이다. 각각 2016년과 2014년에 처음 출간됐다. 창비 관계자는 “피프티 피플의 10만 부 판매를 기념해 개정판을 내놓게 됐다”며 “표지와 문장뿐 아니라 사실관계 오류 등 많은 부분을 수정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피프티 피플은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을 오가는 정세랑의 작품 세계 중 순수문학 쪽에 가까운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환상적이거나 SF적인 요소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의 비중이 높다.
순수문학계에서도 인정받아
국내 장르소설 대표주자로 꼽히는 세 작가는 각각 색깔은 다르지만 순수문학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포항공대 화학과 학사·석사 출신인 김초엽은 ‘무서운 신예’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각각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데뷔했다. 블라인드 심사를 하다 보니 생긴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2019년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지난해엔 《인지 공간》으로 제11회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2012년 등단한 강화길도 2017년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 등에 이어 2020년 단편 《음복》으로 제11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실력파다.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억압과 폭력을 스릴러로 풀어내는 능력이 절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복》은 남편이 평생 몰랐던 가족의 비밀을 시댁 제사에 처음 참석한 며느리가 단번에 파악해내는 이야기다.
SF 판타지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진 정세랑 역시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 장편소설상, 2017년 《피프티 피플》로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서 인정을 받았다.
출판 업계 관계자는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구분은 독자들에게 무의미하다”며 “실력을 갖춘 장르문학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폭넓은 이야기를 전하면서 인기를 끌고, 문단에서도 인정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