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태블릿 내놓은 샤오미…'난공불락' 한국시장 뚫을까
샤오미가 태블릿PC 신제품 ‘미패드5’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삼성전자 제품보다 절반 정도 싼 가격으로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데 자신감을 얻어 ‘난공불락’으로 꼽혀온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르면 이달 말 미패드5를 미국, 유럽, 한국 등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샤오미는 지난 13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미패드5의 적합성 평가 인증을 받았다. 적합성 평가 인증은 국내 출시의 사전 단계다. 다만 국내 출시 시점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늦을 수 있다. 샤오미의 국내 태블릿PC 판매는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샤오미는 지난 10일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미패드5, 미패드5 프로를 선보였다. 2018년 6월 미패드4를 출시한 지 약 3년 만의 태블릿PC 신작이다.

미패드5의 장점은 샤오미 스마트폰에서도 그렇듯이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미패드5와 미패드5 프로는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각각 퀄컴 스냅드래곤 860, 스냅드래곤 870을 채택했다. 해상도는 QHD급(2560×1600 픽셀), 주사율은 120㎐다. 램(RAM)은 6기가바이트(GB), 저장 용량은 128GB가 지원된다. 화면에 필기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펜 기능도 들어갔다. 사양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태블릿PC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낮은 편이다. 미패드5 출고 가격은 1999위안(약 36만원)으로 책정됐다. 국가별로 출시 가격은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30만~40만원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내놓은 갤럭시S7 FE(팬에디션) 70만~80만원의 절반 수준 가격이다.

샤오미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 수업 등 증가로 태블릿PC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태블릿PC 시장은 전년보다 19%, 올 1분기에 53% 성장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에서도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 3월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 지난 12일 레드미노트10 5G를 잇따라 출시했다. 역시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운 제품이다. 레드미노트10 5G의 국내 출시 가격은 34만9000원이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애플(15%)을 제치고 처음 2위를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지난 6월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성공에 고무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지난 10일 “앞으로 3년 내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던 태블릿PC 시장과 한국 시장에서도 적극성을 드러낸 배경에 이런 자신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도 안 된다.

스마트폰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하드웨어 사양은 예전보다 많이 올렸다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SW) 성능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한국 소비자의 반중(反中) 정서도 강해 국내에서 성과를 내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샤오미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