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짜리 요트·2캐럿 다이아·골드바…이걸 편의점에서 판다고?
‘9억원짜리 요트, 38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900만원짜리 위스키….’

고급 호텔이나 백화점 상품이 아니다. 편의점업계에서 올 추석 시즌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들이다. 편의점이 강화된 채널 경쟁력을 발판 삼아 생활용품뿐 아니라 초고가·럭셔리 상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오는 추석을 맞아 고급 요트 판매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요트의 바바리아 시리즈 6종으로, 최저 가격 상품(CRUISER 34)이 2억4900만원, 최고가 상품(VIRTESS 420 FLY)은 9억600만원에 달한다.

GS리테일도 GS25 편의점에서 다이아몬드(사진)와 골드바 판매에 나선다. 세계 4대 보석 감정원 중 하나인 GIA가 인증한 다이아몬드로, 3830만원짜리 2.03캐럿과 1760만원짜리 1.23캐럿 등 2종이다. 골드바의 경우 430만원짜리 50g 상품 등 4종을 판매한다. GS25는 1000만원짜리 와인 선물세트도 내놨다. 309만원짜리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3, 249만원짜리 샤토 마고 1996 등 6종으로 구성됐다.

세븐일레븐은 초고가 위스키를 준비했다. 맥캘란 M디캔터(900만원)부터 맥캘란 넘버식스(764만원), 맥캘란 셰리오크 25년(270만원), 맥캘란 리플렉션(180만원), 맥캘란 레어캐스크(42만원) 등 총 5종을 판매한다.

편의점업계가 이처럼 초고가 상품을 내놓은 것은 편의점이 갖춘 채널 접근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이아몬드, 요트의 경우 편의점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지는 않는다. 판매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대중화되면서 충분히 고가 상품의 판매 채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으로선 직매입이 아니어서 재고 부담 없이 이색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보복소비 트렌드와 큰돈이 소비되는 명절 시즌을 동시에 겨냥한 측면도 있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보복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예년 추석보다 프리미엄 상품의 구성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