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년간 낸 순이익을 반년 만에 거뒀다. 전·월세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세자금대출 위주로 대출이 늘어난 데다 순이자마진(NIM)이 은행권 통틀어 가장 높았다.

카뱅, 상반기 순이익 1159억…반년만에 작년 한해치 벌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6.2% 증가한 1159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분기별로도 지난 1분기 대비 2분기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에서 692억원으로 48.1% 증가하며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4.10% 오른 8만74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3만9000원을 124% 웃도는 수준이며 종가로는 지난 6일 상장 이후 최고가다. 시가총액은 41조523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보통주 중 9위에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29조9013억원이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조8132억원 증가한 23조126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전·월세대출 증가분만 2조2383억원으로 전체의 80%에 달해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인한 대출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쳤다. NIM은 1.89%로 기존 대형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농협은행(1.61%)을 넘어섰다. 연체율은 0.20%,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9.89%로 자본 건전성 관리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 잔액은 같은 기간 3조866억원 증가한 26조625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시입출금식통장 등 저원가성 예금이 56.2%를 차지해 은행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앱의 ‘플랫폼 효과’ 덕에 은행 고객을 끌어들인 데다 26주 적금 등 예·적금 상품이 인기를 끌며 다른 은행보다 자금조달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은 전년 말 대비 127만 명 증가한 1671만 명으로 경제활동 인구의 59%를 차지했다. 신규 고객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 가운데 40~50대 비중은 48%였고, 60대 이상은 10%로 나타났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