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인하 안에 대해 중개사협회는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는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개수수료 갈등 증폭…소비자 "더 내려야" 중개사 "생계 위협"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17일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부동산 중개보수를 낮추는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편안에 대해 협회·학계·시민단체·소비자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토론회에선 개편안의 핵심 사안인 중개료율 문제를 놓고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는 토론회 전날인 지난 16일 세 가지 안을 발표했다. 매매가 기준 2억원 이상~12억원 미만 0.4%, 12억원 이상에 0.7%의 요율 상한을 적용하는 1안과 기존 ‘9억원 이상’으로만 규정돼 있던 고가구간을 세 개로 세분화하고 요율 부담을 낮춘 2안 등이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세 가지 안 중 그나마 1안이 적당하지만 이것도 완벽하진 않다”며 “취약계층을 위해 2억원 미만 주택을 보호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9억원이나 12억원 등 고가구간별 요율이 왜 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안이 가능하다면 2안이 가장 괜찮은데 다만 6억~9억원 구간에서의 매매거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구간에선 기존 안을 존치하고 9억원 이상에서만 2안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2억~6억원 미만 거래비율이 지난해 기준 49.8%로 거래 건수가 많아진 구간인데 세 가지 안 모두 이 구간에서 큰 변화가 없다”며 “개편안이 발표됐을 때 과연 소비자들이 부담 경감을 체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금액이 높으면 최고요율대로 내지 않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6억원 이하 낮은 금액대 주택은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가구간 상한 요율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들은 개편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고가구간의 요율 인하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중저가구간 요율 인하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은 “부동산이 폭등한 수도권 대도시들을 제외한 지방과 중소도시 공인중개사들에게 임대 중개 수수료를 0.4%에서 0.3%로 받으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공인중개사들도 소상공인이자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을 확정하고 오는 10월 말께 새로운 보수체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