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이 올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리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알짜’ 계열사의 호실적과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자율경영’ 문화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코오롱, 자율경영 통했다…계열사 선전에 지주사 역대급 실적
㈜코오롱은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4041억원과 영업이익 105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1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5%, 96.1%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의 호실적이 지주사의 ‘깜짝 실적’으로 이어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0년 만에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차세대 주력 상품인 아라미드·타이어코드·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 등 ‘소재 3총사’의 몸값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패션과 화학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루 성과를 냈다. 투자업계에선 올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영업이익이 2011년(4021억원) 이후 10년 만에 3000억원대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415억원, 영업이익은 745억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문에서는 주택 및 건축 사업의 외형이 늘었고, 자동차 부문에서도 수입차 판매 호조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코오롱글로벌은 안정된 수주잔액을 바탕으로 풍력발전과 모듈형 건축 등 친환경 미래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웅열 전 회장이 2018년 11월 깜짝 사퇴 선언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시험대에 올랐던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 문화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본인이 퇴임하기 전부터 자율경영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주요 투자결정 등은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므로 좀 더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2000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복장 자율화를 선언했으며, 이듬해 인사권을 계열사 사장들에게 위임하기도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