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러 갔다가 충격"…2000년대생도 3억 아파트 '턱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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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20대 초반 대학생도 아파트 청약·계약
"증여세 내느니 계약금 보태준다"
"멀리 보고 미리미리 내 집 마련"
"증여세 내느니 계약금 보태준다"
"멀리 보고 미리미리 내 집 마련"

김 씨는 "젊은 친구들이 집 사기를 서두르는 모습을 보니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았다"며 "내 집 마련을 미루면서 돈을 더 모아 좋은 집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되레 외곽으로 밀려난 내 처지와 비교하면 저 친구들은 똑똑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동·호수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내 집 마련의 열기를 직접 보고 실거주까지 고려하게 됐다.
분양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확인은 곤란하다면서도 "2000년대생들이 당첨된 것도 맞고, 직접 계약을 한 것도 맞다"고 답했다. 기자가 업계 안팎과 계약자 관련 카페 등을 확인한 결과 이 단지에 청약한 2000년대생은 10명가량이다. 이 중 계약도 절반 이상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대생은 만나이로 19~21세다. 대학교 1~3학년생들이 집주인이 된 셈이다.

비슷한 분양가로 내리지구 2블록에서는 이달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233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1071가구의 전용 59㎡가 3억원 중반대에 분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젊은층의 문의가 많다"며 "당장은 살지 않더라도 입주시에 전월세를 놓을 계획으로라도 청약을 하겠다는 고객들"이라고 설명했다.
수원 4년제 대학에서 지난해 대학원으로 진학한 박모씨는 "중간에 군대도 다녀오고 하면서 광교신도시가 쭉쭉 올라가는 걸 몇년 동안 지켜봤다"며 "대학생이라서 망설였는데, 예전에 미분양이라도 잡았더라면 지금처럼 단칸 방에서 학교 다닐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대전 부모님 집에 주소지를 뒀다가 2년 전부터 주소를 자취집으로 옮기고 경기도 통장으로 바꿨다. 기회가 있으면 청약이든 뭐든 도전해 볼 생각이다.
강남 금융회사의 PB센터에서도 이러한 상담들이 가끔씩 들어온다고 한다. 부모들이 50대, 자녀가 갓 20대인 경우다. 증여를 하려니 너무 이른 것 같고 세금도 과도한 것 같다보니 아예 비규제지역이나 외곽지역에 집을 얻어주는 것이다. 분양가가 3억~4억원 정도면 3000만~4000만원 정도만 자녀에게 꿔주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모씨는 "연봉보다 집값이 몇배가 뛰는데 당연히 욕심이 안나겠느냐"며 "수십억원짜리 집을 주는 금수저 집안도 아니고, 본인 통장 일찍감치 써서 집으로 재테크하겠다는데 마다할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화성·수원=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