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한 탈레반 /사진=AP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한 탈레반 /사진=AP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SNS에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이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테러 감시단체인 SITE 인텔리전스그룹에 따르면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을 축하하는 테러단체의 성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친 알카에다 매체의 계정에는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번 승리를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메시지에는 "아프가니스탄이 정복됐고, 이슬람은 승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SITE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탈레반의 아프간 정복을 9·11과 유사한 분수령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부터 아프간을 은신처로 삼아 9·11 테러 등을 자행한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 등 지도부 대다수가 미군의 급습과 드론 공격으로 제거된 이후 세력이 약화된 상태다.

주로 이란에 숨어있던 알카에다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부터 미군 철수를 기회 삼아 조직원들을 아프간에 다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엔 미군 기지 등에 수감됐던 알카에다와 그 연계조직 핵심 인사들이 탈레반에 의해 풀려나기도 했다.

미국은 알카에다가 2년 안에 다시 미국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준으로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