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무라벨 백산수부터 대체육 반찬까지…농심의 끝없는 '혁신 DNA'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세계 1위다.

라면은 가격이 싸고, 조리가 간편하며, 다른 식재료와도 잘 어울려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한국인이 라면을 ‘소울푸드’로 꼽는 이유다.

국내 1위 라면업체는 농심이다.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육개장사발면 등 많은 스테디셀러를 탄생시켰다.

농심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새로운 슬로건 ‘인생을 맛있게, 농심’을 선보였다. 무라벨 백산수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백산수 판매 절반 무라벨로

농심은 장수제품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배홍동비빔면과 신라면볶음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새우깡과 꿀꽈배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스낵, 백두산물 백산수 등 다양한 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농심 관계자는 “새로운 슬로건은 단순히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친환경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라벨 없는 백산수 출시 △라면 재포장 방식 변경 △대체육 사업 추진 등이다. 농심은 지난 5월 라벨이 없는 백산수를 선보였다. 온라인몰과 가정배송을 통해 무라벨 백산수 판매를 시작해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연내 백산수 전체 판매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무라벨 백산수는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앰으로써 분리 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라벨 사용량이 줄어 자원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페트병 경량화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2019년 12월 백산수 0.5L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3.5% 줄였다. 연내 2L 제품도 경량화한다. 이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440t 이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체육 ‘베지가든’ 선보여

농심은 올 들어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대체육은 최근 친환경 먹거리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은 그간 라면의 별첨 스프에 사용하는 대두단백과 수출용 노 미트 라면 스프를 제조하며 비건 푸드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여기에 맛을 내는 정미소재 개발 역량을 더해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간편식품을 만들어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적용해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농심 관계자는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이라고 강조했다.

농심 베지가든은 스테이크와 패티 중심의 대체육 시장에 한식 반찬으로 활용 가능한 대체육 제품을 선보였다. 베지가든 제품 종류는 조리냉동식품과 즉석편의식, 샐러드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만두 등 30여 개에 달한다.

농심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백화점, 대형마트로 베지가든의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매해 다양한 요리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비건 식문화’를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