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 주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녹취록 갈등'을 빚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경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사적 통화 내용을 확대 과장해서 공개하는데 어느 나라 대통령이 사적 통화 내용을 왜곡해서 뒤통수를 치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정상의 비웃음을 사고 국가의 신뢰를 땅바닥으로 추락시킬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원희룡 후보는 즉각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원희룡 후보가 균형감각과 이성적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 확실하지 않은 것을 확대 과장해 당에 분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원희룡 후보의 분별없는 연쇄 폭로전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 "원희룡 후보는 2주 전에는 우리 당의 경선 준비위원회(이하 경준위)를 적극 인정하는 입장이었는데 그 당시 원희룡 후보는 경준위 주관 봉사활동에 불참한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후보 측에서 '봉사활동 보이콧을 제안했다'며 사적 통화 내용을 확대 과장 폭로한 전력이 있다"며 "그때도 당의 갈등을 부채질 한 것이다. 그러다 최근에는 태도가 돌변했다. 자격도 없는 경준위가 토론회를 연다며 경준위를 공격하며 분란 증폭의 주역으로 나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급기야 어제는 '저거 정리된다'는 당 대표의 표현이 '윤석열 금방 정리된다'는 허위사실로 사적 통화 내용을 폭로해 당을 뿌리째 뒤흔들었다"며 "그것도 일주일 전 통화 내용을 갑자기 공개했는데 그 시점은 당 최고위가 그간 논란이 된 토론회를 취소하고 25일 정정 발표하기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날"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는 "갈등이 정리될만하니까 새로운 소재를 들고나와 '분탕질' 치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당 중진에 대선 주자라는 사람이 사적 대화 내용까지 과장 왜곡해 '뒷북' 공개하면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인가. 당 대표를 몰아내고 전당대회라도 나올 생각인가. 아니면 당을 박살 내더라도 자신의 명성만 높이면 된다는 의도인가"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갈등을 가라앉히고 분란을 진정시키는 데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대체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냐"며 "앞으로 누가 원희룡 후보와 통화하려 하겠나. 저라도 겁나서 통화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통화 내용을 왜곡해서 뒤통수 치는 대통령이 등장하면 대한민국 국가 신임도는 땅바닥으로 처박힐 것"이라며 "원 후보는 더 이상 분탕질로 당을 흔들지 말고 즉각 대선 예비후보직을 사퇴하고 자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앞서 원 전 지사는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문제가 된 녹취록의 일부만 공개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 '곧 정리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며 "이 대표의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얘기하는 저쪽'은 여기서 지정하는 것이 윤석열 후보가 아니면 누구겠나"라고 말했다.

또 통화 내용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 관해선 "(언론에서) 경선 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대표와 서병수 경준위장이 얘기한 적이 있는지 물어왔기 때문에 전 이야기를 안 하거나 진실을 얘기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며 "'곧 정리된다'는 말에 공개적으로 제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 공지가 뜨자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텍스트로 된 녹취록을 선제적으로 공개했다.

이 대표는 "클로바노트(녹취 문자 전환 앱)에 넣은 상태 그대로다. 참석자 1이 저이고 참석자 2가 (원희룡) 지사님"이라며 "원희룡 전 지사께 이 사안과 관련해 누차 연락을 드렸으나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연결이 안 돼 저는 이제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당 개혁 작업을 위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구상에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 전 지사는 통화에서 "우리 캠프로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만약에 좀 하다가. 예를 들어서 야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것들은 들어가는 게 어떠냐 해가지고 그냥 옆에다 자문을 구하는 n 분의 일 중에 한 사람이 필요하면 저나 저쪽 사람한테 야 이건 자문을 구하는 겁니다 하면은 네 저희는 그럴 때는 철저히 저희는 자문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릴 거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저는 지금 초기에 제가 봤을 때는 지금. 네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 이사(지사)님 (지지율) 오르고 계십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