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사진 왼쪽)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의 핵심 기술자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로 이직했다. 블루오리진은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스페이스X에 밀린 데 이어 잇따라 우주 개발 경쟁 주도권을 스페이스X에 내주게 됐다.

블루오리진의 수석기술자였던 니틴 아로라는 17일(현지시간)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을 통해 이직 소식을 알렸다. 그는 “지난 13일이 블루오리진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며 “스페이스X에서의 새 여정이 기대된다”고 썼다. 아로라는 블루오리진에서 달 착륙선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가 스페이스X에서 어떤 분야의 사업과 직책을 맡을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오리진은 이로써 스페이스X와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게 됐다. 지난 4월 NASA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함께 추진할 달 착륙선 개발 업체로 블루오리진이 아니라 스페이스X를 단독 선정했다. NASA의 이 같은 결정에 블루오리진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NASA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다.

블루오리진 대변인은 “이번 소송은 NASA의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평가에 대한 이의 제기”라고 했다. NASA가 스페이스X를 달 착륙선 개발 업체로 선정한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주장이다. NASA는 당초 두 개 이상의 업체에 달 착륙선 개발을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4분의 1로 줄면서 입찰가를 가장 낮게 제시한 스페이스X와 손잡았다.

스페이스X는 입찰가로 29억달러를 제안한 반면 블루오리진은 두 배가 넘는 59억9000만달러를 써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