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자사몰 ‘CJ더마켓’을 온라인 유통의 최전선에 배치하고 있다. 전문 핵심 인재 영입과 밀키트 브랜드 ‘쿡킷’(사진)의 새벽배송 등을 동시에 진행하며 대형마트·유통 플랫폼에 빼앗긴 가격 주도권을 자사몰을 통해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김현진 디지털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온라인 플랫폼 기획 및 운영 전문가로 11번가에서 커머스센터장을 맡은 뒤 롯데쇼핑 e커머스 플랫폼센터장(상무)을 지냈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의 기반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여 만에 적을 바꾼 김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의 온라인 유통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이 온라인 플랫폼 전문가를 영입한 이유는 CJ더마켓을 키우기 위해서다. 2019년 7월 문을 연 CJ더마켓은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자사몰이다. 자사몰이 활성화되면 식품 제조사가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제품 가격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 부사장을 중심으로 CJ더마켓을 자사 제품 주요 판매 창구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CJ더마켓 활성화를 위해 최근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다른 온라인 유통망에 입점시키지 않고 CJ더마켓에서만 독점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멤버십 제도인 ‘더프라임’을 개편했다. 월 2000원을 내고 더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면 월 1회 무료 배송과 전 제품 7%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핵심 역량인 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제공하던 쿡킷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달부터 청주, 대전, 세종 등 충청권으로 확대했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수요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새벽배송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자사몰 역량 강화 이후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을 포함한 CJ그룹 계열사는 배달대행 스타트업 바로고에 100억원 규모를 이미 투자해놨다. CJ그룹은 바로고와 손잡고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심 내 소형 물류 배송시설을 갖추면 자사몰에서 밀키트를 주문한 소비자에게 한 시간 내에 제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