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퍼붓는 황교익…한국 정치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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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보은 인사' 논란 커지자 격분
"친일 프레임으로 저 죽이려는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 막말
비판에 대한 겸허한 성찰 없이
상대방에 극단적 공격 쏟아내
송영길 "금도 벗어난 과한 발언"
고은이 정치부 기자
'보은 인사' 논란 커지자 격분
"친일 프레임으로 저 죽이려는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 막말
비판에 대한 겸허한 성찰 없이
상대방에 극단적 공격 쏟아내
송영길 "금도 벗어난 과한 발언"
고은이 정치부 기자
정치권이 1주일째 ‘황교익 정국’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자신을 ‘보은 인사’라고 공격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을 향해 “정치적 생명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함부로 생명을 운운하느냐”고 맞받았다.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때 흔히 사용하는 ‘친일 프레임’까지 재등장했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인사가 중앙 정치의 최대 이슈로 비화한 이번 사태는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계파 정치’에만 골몰하는 한국 정치문화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씨가 이날 연거푸 폭탄 발언을 날리면서 정치권은 황씨 발언에 대한 비판과 옹호로 내내 시끄러웠다. 이낙연 캠프는 설훈 선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불공정 논란을 성실하게 해명해도 모자랄 판에 이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을 운운하느냐”며 “궤변을 늘어놓는 황씨의 내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임명을 강행한다면 결국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이 이재명 후보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던 여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두권 주자들의 갈등이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재분출한 모양새다. 비판에 대한 겸허한 성찰은커녕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 공격만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넌 누구 편이냐’는 추궁과 반박도 벌어졌다. 같은 진영 내에서도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돼 편을 나눠 ‘줄서기’해온 한국 정치의 한계가 이번 사태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낙연 캠프 측은 황씨가 2018년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이재명계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씨는 “이 지사와 식사 한 번 한 적 없다”고 맞받았다. 한국 정치의 오랜 ‘우두머리 계파’ 문화가 황씨 사태로 터져나온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로를 ‘친일’ 이미지로 덧씌우려는 퇴행적인 네거티브 프레임 대결이 민주당 경선에서 또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친일 논란이 생산적인 토론을 막고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는 용도로 자주 활용돼왔다.
여기에 막상 당사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전날 TV 토론에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걸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도민 의견도 봐서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본인이 나서는 대신 캠프 관계자의 입을 빌리고 있다. 이 또한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 국면에서 대선 주자 당사자가 그대로 방관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도 “민심이 무섭다”며 내정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캠프 내부에서도 황씨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계속 토론 중”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인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황씨에게) 문제가 있으면 경기도의회에서 문제점을 찾아서 지적할 것”이라며 “지적이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수용하는 게 관례고 상식”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캠프가 도의회 청문회를 사실상 ‘퇴로’로 열어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 생명 끊겠다” 막말
황씨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사장 내정을 공격한 이낙연 캠프를 향해 “‘너 죽이겠다’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읽었다”며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공격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낙연 측 사람들은 인간도 아닌 짐승”이라고 했다. 라디오에 나와서도 “친일 프레임은 일베들이 공격할 때 썼던 건데, 이낙연 씨가 일베냐”고 따졌다.황씨가 이날 연거푸 폭탄 발언을 날리면서 정치권은 황씨 발언에 대한 비판과 옹호로 내내 시끄러웠다. 이낙연 캠프는 설훈 선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불공정 논란을 성실하게 해명해도 모자랄 판에 이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을 운운하느냐”며 “궤변을 늘어놓는 황씨의 내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임명을 강행한다면 결국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이 이재명 후보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던 여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두권 주자들의 갈등이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재분출한 모양새다. 비판에 대한 겸허한 성찰은커녕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 공격만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넌 누구 편이냐’는 추궁과 반박도 벌어졌다. 같은 진영 내에서도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돼 편을 나눠 ‘줄서기’해온 한국 정치의 한계가 이번 사태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낙연 캠프 측은 황씨가 2018년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이재명계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씨는 “이 지사와 식사 한 번 한 적 없다”고 맞받았다. 한국 정치의 오랜 ‘우두머리 계파’ 문화가 황씨 사태로 터져나온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진흙탕 논란 이용하는 주자들
황씨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해 친일 프레임을 적용했다는 점에 가장 분노했다.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소식에 이 전 대표 측은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비판했다. 황씨가 일본 음식을 굉장히 높이 평가해왔다는 이유에서다. 황씨는 “이 전 대표가 갖고 있는 경력을 보면 일본통”이라며 “일본 연미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하는 걸 보니 일본 정치인이 잘 어울린다. 일본 총리 하세요”라고 맞받았다.서로를 ‘친일’ 이미지로 덧씌우려는 퇴행적인 네거티브 프레임 대결이 민주당 경선에서 또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친일 논란이 생산적인 토론을 막고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는 용도로 자주 활용돼왔다.
여기에 막상 당사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전날 TV 토론에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걸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도민 의견도 봐서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본인이 나서는 대신 캠프 관계자의 입을 빌리고 있다. 이 또한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 국면에서 대선 주자 당사자가 그대로 방관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도 ‘난감’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난감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황씨가 자진 사퇴해야 하느냐는 물음엔 “그것까진…”이라며 “잘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도 “민심이 무섭다”며 내정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캠프 내부에서도 황씨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계속 토론 중”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인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황씨에게) 문제가 있으면 경기도의회에서 문제점을 찾아서 지적할 것”이라며 “지적이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수용하는 게 관례고 상식”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캠프가 도의회 청문회를 사실상 ‘퇴로’로 열어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