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기본 설계에 대한 기본 승인(AIP) 인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암모니아 레디란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을 연료로 쓰던 선박이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될 수 있도록 △선체 구조 △연료탱크 사양 △위험성 평가 등을 사전 설계에 반영한 선박을 뜻한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데다 보관·운송·취급이 쉬워 저탄소, 탈탄소 시대에 적합한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또 수소와 비교했을 때 폭발 위험성은 적고 공급 안정성은 높아 암모니아를 친환경 선박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업계 전반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AIP 인증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건조 또는 개조를 고려하는 선사에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암모니아 레디 선박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2019년 7월부터 말레이시아 선사 MISC와 독일 선박 엔진 제조사 MAN, 노르웨이 암모니아 공급사 YARA, 싱가포르 항만청 등과 함께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아프라막스(A-Max)급’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암모니아 연료 추진 기본설계에 대한 AIP 인증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연료 공급시스템을 독자 개발해 2024년엔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지금은 전 세계 조선·해운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암모니아와 연료전지 관련 친환경 기술이 조선업계의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