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美 긴축 가시화에 증시 휘청…"가을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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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100선 무너져…코스닥은 2.9% 급락
Fed 연내 테이퍼링 시사에 外人 이어 기관도 매물 쏟아내
기업 호실적에도 '피크아웃' 공포 현실로…투자심리 위축
"9~10월까지 조정 지속"…"내년 3~4월께나 반등" 분석도
Fed 연내 테이퍼링 시사에 外人 이어 기관도 매물 쏟아내
기업 호실적에도 '피크아웃' 공포 현실로…투자심리 위축
"9~10월까지 조정 지속"…"내년 3~4월께나 반등" 분석도
‘물가 안정은 이미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 고용은 최대 고용을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안에는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전 세계 투자자가 주목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모두가 예상했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개시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게 확인됐다. 다수는 연내에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예상된 내용이었지만 시장은 ‘때가 왔다’고 받아들였다. 18일(현지시간) 미국에 이어 19일 아시아 시장이 일제히 하락한 이유다. 미국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경기 회복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920개 종목 가운데 850개 종목 주가가 전날보다 하락했다. 국내 증시를 덮친 코로나19 공포가 정점에 달았던 작년 3월 이후 가장 많았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58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반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인 2.93%가 하루 새 떨어졌다.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도, 투자 전문가인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였다”며 “주도 섹터가 부재한 가운데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간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신 갈아치운 미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돼왔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위험자산으로 이동하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선 미국 증시도 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소비심리지표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르게 오르던 증시가 불안한 상승을 이어가며 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때가 지금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그간 증시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킨 근거가 됐다면 이번 조정은 정상화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탄한 실적 기업이나 고배당주로 대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이 안정적이고 배당을 많이 주거나 사이클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퀄리티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심성미/고윤상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전 세계 투자자가 주목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모두가 예상했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개시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게 확인됐다. 다수는 연내에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예상된 내용이었지만 시장은 ‘때가 왔다’고 받아들였다. 18일(현지시간) 미국에 이어 19일 아시아 시장이 일제히 하락한 이유다. 미국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경기 회복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외국인·기관 동시 매도
이날 코스피지수를 3100 아래로 끌어내린 것은 기관투자가였다. 최근 8거래일간 매물을 쏟아낸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지칠 대로 지친 기관들이 테이퍼링이 현실로 다가오자 매도에 나섰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기관들이 국내 경기 둔화 우려를 가중시키는 테이퍼링이 눈앞에 닥치자 주식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같았으면 폭풍 매수에 나섰을 개인들도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순매수 금액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조원을 겨우 넘겼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920개 종목 가운데 850개 종목 주가가 전날보다 하락했다. 국내 증시를 덮친 코로나19 공포가 정점에 달았던 작년 3월 이후 가장 많았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58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반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인 2.93%가 하루 새 떨어졌다.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도, 투자 전문가인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였다”며 “주도 섹터가 부재한 가운데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도 분수령이 다가온다
아시아 증시도 동시에 출렁였다. 텐센트의 호실적 발표에도 홍콩 항셍지수는 2% 넘게 빠졌다. 중국 증시는 주요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지만 테이퍼링 부담에 따른 외국인 매도 물량이 확대됐다.그간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신 갈아치운 미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돼왔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위험자산으로 이동하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선 미국 증시도 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소비심리지표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르게 오르던 증시가 불안한 상승을 이어가며 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때가 지금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그간 증시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킨 근거가 됐다면 이번 조정은 정상화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쌀쌀한 가을이 될 것”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이르면 9~10월, 혹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테이퍼링 개시가 발표될 것으로 점쳐지는 9월 Fed 회의와 3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뤄지는 가을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9~10월께 테이퍼링이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를 불식시킬 경우 연말엔 다시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그때까진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도 “내년 테이퍼링이 이뤄진 후 3~4월쯤이나 돼야 증시가 반등할 동력을 찾을 것”이라며 “그 시점까진 코스피 3000선을 하단으로 두고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탄탄한 실적 기업이나 고배당주로 대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이 안정적이고 배당을 많이 주거나 사이클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퀄리티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심성미/고윤상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