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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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7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던 서욱 국방부 장관에 대해 야당 의원이 자질론을 언급했다.

2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은 최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규명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해군) 사건도 2차 가해를 포함한 전 분야를 낱낱이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해군 피해자) 유족 아버지를 만나니 '나라에 충성하라고 군에 보내놨는데 성추행해서 죽게 만드냐.이런 군대에 어떻게 우리 딸을 보낼 수 있느냐'고 하시더라"며 "고인의 꿈은 대한민국을 지키며 평생 군인으로 사는 것이었다. 군인이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 의원은 최근 사망한 해군 여중사가 성추행 피해 뒤 2차 가해를 당했다며 "올해 말 진급심사 앞두고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 살아야 될 이유를 상실한 것"이라며 "성범죄 피해사실을 (해당 부대) 동료들이 다 알아버려서 이런 상황에서는 군인으로서 더이상 버티기 힘들겠구나 절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현장 지휘관들이 '2차 가해'의 개념과 내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었었던 것"이라며 "이건 장관 무능아니냐. 앞으로 군에서 일어날 일 국방부 장관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지금 21세기 군대에서 군인들이 모두 휴대폰을 갖고 있고 군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시간 외부로 알려진다"며 "군대 행정도 과거와 같은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니라 현대적인 행정이 돼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장관의 지시가 (일선 부대에) 먹히는 지 국방부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서욱 국방 장관은 옛날 사람이다. 현대적인 행정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군의 성폭력 근절)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왜 전혀 영(令)이 서지 않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서욱 장관은 "군은 국방부 장관이 말단 조직까지 지휘하는 그런 체계는 아니고, 군의 지휘체계를 가지고 지휘를 한다"며 "현대적인 행정시스템을 좀 더 접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직접 대응을 피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