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농산물값이 오른 데다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7% 넘게 뛰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0.02(2015년 수준 100)로 작년 7월보다 7.1% 상승했다.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상승률은 2011년 6월(7.2%) 후 10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물가로 통상 한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7월 생산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만큼 이달 소비자물가도 급등세를 보일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올 4월(2.3%) 5월(2.6%) 6월(2.4%) 7월(2.6%) 넉 달 연속 2%를 웃돌았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의 오름폭이 컸던 이유는 농산물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8.4%나 뛰었다. 쌀(16.8%) 건고추(82.8%) 닭고기(37.2%) 달걀(99.4%) 등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한은 관계자는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진 데다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농축산물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공산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1.8%나 뛰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한 여파로 공산품 가운데 석탄·석유제품이 52.6%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경유(56.5%) 나프타(59.5%)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비스 가격도 2.3% 올랐다.

또 항공화물료와 영화관 요금은 각각 34.3%, 22.9% 뛰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1.8% 높아졌다.

특히 원재료 물가가 8.2%나 뛰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7월 총산출물가지수도 6월보다 1.4% 상승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