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8)은 올 시즌 들어 아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세계랭킹 4위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다. 특히 최근 석 달가량 부진이 이어진 것이 뼈아팠다.

김세영이 ‘무관 탈출’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총 상금 580만달러)에서다. 그는 1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673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넬리 코르다(22·미국),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날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세영은 세계랭킹 4위다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5번홀(파4)까지 파를 지킨 뒤 6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흐름을 조성했다. 이어 10번홀(파4), 12번홀(파5), 14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공동선두로 내려오긴 했지만 흠잡을 데 없는 경기였다. 그는 이날 날카로운 샷감으로 파5홀에서는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세영은 “2020 도쿄올림픽이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폭염 속에서 진행된 도쿄올림픽에서 그는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고진영(26)과 나란히 공동 9위를 기록했다. 그는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많이 배웠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번주를 위한 좋은 전환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열린 2라운드는 1타를 줄이며 다소 아쉽게 마무리했다. 김세영은 2라운드 전반에 버디 4개를 쓸어담으며 단독 선두로까지 올라갔으나 후반부터 조금 흔들렸다. 10번홀(파4)을 비롯해 4개의 보기와 버디 5개를 엮어 1언더파, 중간합계 6언더파를 기록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앞서 열린 네 번의 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친다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에 그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