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 13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오지현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 13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가영(22)의 생애 첫 승을 향한 질주에 속도가 붙었다. 2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이가영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2위 그룹과 4타 차다. 그래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긴 터널을 지나 1승으로 부활을 알린 오지현(25)과 ‘메이저퀸’ 박현경(22) 등이 맹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

이날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C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가영의 샷에는 거침이 없었다. 대회 이틀간 이가영은 보기를 1개도 기록하지 않고 버디만 10개 뽑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번 대회 36홀 동안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선수는 이가영뿐이다.

경기 전반에는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3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는 그림 같은 샷으로 아깝게 이글을 놓치기도 했다. 그래도 버디로 연결하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후반 들어 이가영은 자신의 샷에 다소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도 퍼트가 받쳐주면서 버디 2개에 파세이브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올해 KLPGA 정규투어 3년차인 그는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이가영은 “어제보다 샷 감각은 조금 떨어졌지만 퍼트가 마음먹은 대로 떨어져 노보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며 “이번엔 꼭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2승 목마르다” 오지현 맹추격

시즌 2승을 노리는 경쟁자들은 추격 속도를 높였다. 오지현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하며 허다빈(23)과 공동 2위로 올라섰다.

KLPGA투어 8년차인 오지현은 2018년 한국여자오픈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시즌 2승, 통산 6승을 거두며 KLPGA 간판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후 3년간이나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긴 슬럼프를 겪었다.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5개 대회를 내리 커트 탈락하며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오지현은 2언더파 공동 9위로 경기를 시작해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4.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첫 단추를 끼웠다. 14번홀(파3)에서는 긴 해저드를 가로질러 홀 바로 옆에 공을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15번홀(파5)에서는 11m가량의 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에 성공했다. 비록 16번홀(파3)에서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지만, 후반에 버디 2개를 더 잡아내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전날 1언더파 공동 22위에 그쳤던 박현경은 이날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2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는 등 14번홀까지 6개의 버디를 쓸어담았다. 14번홀(파3)에서 티샷 미스로 공이 러프 끝자락에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래도 박현경은 장거리 퍼트로 공을 그린에 올려 보기로 막아냈다. 이날 3타를 줄인 박현경은 중간합계 4언더파 공동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