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 투자 지속할듯
SK㈜·머티리얼즈, 합병으로
기업가치↑…주주가치 극대화
SK머티리얼즈가 글로벌 첨단소재 분야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SK㈜의 전문 투자 역량이 결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전기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경영효율성도 높인다는 게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SK그룹 측은 이번 합병으로 첨단소재 분야의 사업 추진 체계가 지주회사로 일원화되고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는 SK머티리얼즈 지분 49.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합병법인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주주들도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병은 SK머티리얼즈가 특수가스 등 사업부문 일체를 물적 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고, 이와 동시에 존속지주사업 부문이 SK㈜와 합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수가스 신설법인은 SK㈜의 100% 자회사가 된다. SK머티리얼즈가 그동안 투자했던 SK트리켐, SK쇼와덴코 등 6개 투자회사도 SK㈜ 산하에 편입된다.
주식시장에선 이번 합병이 장기적으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SK㈜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지난 4월 출범한 ICT(정보통신기술) 부문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현재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두게 돼 각종 투자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손자회사일 때는 투자를 해도 지분 100%를 사야 한다. 다른 기업과 합작투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는 “SK㈜로선 최대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을 막으려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며 “그동안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극대화와 배당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SK 측은 그러나 두 회사의 합병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배터리 소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로 이어지고, 이를 통한 적극적인 주주환원도 가능한 만큼 두 회사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