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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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송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했다가 추락사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을 그려 넣은 티셔츠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TShirtAtLowPrice), 티포스포츠(Tee4Sport)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티셔츠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던 2명이 추락하는 그림을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미 군용기에 매달렸다 추락하는 아프간 국민들. /사진=인디아 TV
미 군용기에 매달렸다 추락하는 아프간 국민들. /사진=인디아 TV
온라인 쇼핑몰 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TShirtAtLowPrice)는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2명이 추락하는 비행기 참사를 목격했다. 현장에는 혼란이 가득했고,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간인들이 탈출을 목표로 비행기에 매달리려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과 갑자기 두 사람이 추락하는 장면을 담은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 티셔츠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현상이 되어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글을 게재해 비난 받고 있다.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 선임 연구원인 이란계 미국인 홀리데이그리스는 "아프간인의 고통과 불행을 상업화했다"면서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개탄했다.
사진=온라인 쇼핑몰 TShirtAtLowPrice
사진=온라인 쇼핑몰 TShirtAtLowPrice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불 스카이다이빙 티셔츠' 판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가입자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의류 광고에 대해 '도덕적·정신적·육체적 타락 내지는 변태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사이트는 티셔츠 광고 페이지를 삭제했다.

한편, 앞서 지난 16일 아프간 주민들은 미군 수송기에 올라타며 탈출을 시도했고, 항공기가 이륙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매달려 있던 일부 시민들이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인 자키 안와리와 과일 장사를 하던 10대 형제가 추락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