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자리.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자리.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가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대해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입장을 내놓았다. 여가부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20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여가부는 정 변호사의 게시글이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의서에 "피해자를 비난, 위축시키거나 행위자를 옹호, 두둔하는 행위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구성원 모두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우리나라의 그 어떤 남성도 고 박원순 시장의 젠더감수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음에도 그런 박원순조차 그렇게 죽었다"며 "그 어떤 남성도 박원순에게 가해졌던 젠더 비난을 피할 방도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아울러 박 전 시장 유족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 성희롱을 인정한 것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나아가 정 변호사는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행위"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일간지 기자 등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12일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로 인해 "2차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게시물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