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 장편소설 원작…이우정 감독 장편 데뷔작

영화 '최선의 삶'은 최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각자의 최선을 다하는 열여덟 살 강이와 아람, 소영의 이야기다.

불안한 열여덟의 날카로운 성장기…영화 '최선의 삶'
사는 동네가 계급을 드러내는 지방 도시. 강이(방민아 분)는 기찻길이 지나는 가난한 동네의 언덕 꼭대기 빌라에 살지만, 위장 전입으로 부자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꿈도 찾지 못한 채 평범하고 무료한 날들을 흘려보내고 있다.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아람(심달기)은 길에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워온다.

아빠가 휘두르는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처를 키우고 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성적도 상위권인 부잣집 딸 소영(한성민)은 강이와 아람을 지켜준다.

모델로 데뷔해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지만 쉽지는 않다.

늘 붙어 다니던 셋은 소영의 가출 선언에 함께 집을 나서고, 거리에서 마주하는 냉혹한 현실은 세 사람의 관계에도 균열을 만든다.

처한 상황도 성격도 다른 세 사람은 각자의 최선을 다하지만, 최선을 다할수록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아 간다.

불안한 열여덟의 날카로운 성장기…영화 '최선의 삶'
원작에서는 강이가 열여섯 살부터 스무 살 남짓까지 몇 년에 걸쳐 겪게 되는 이야기와 세세한 감정들을 따라가지만, 영화는 열여덟 살인 강이가 지나온 시간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압축됐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건과 장면, 서로의 사연들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과감하게 생략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강이의 감정들을 다루는 데 집중한다.

생략된 시간을 채우는 건 관객 각자의 몫이지만, 서투르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을 지나고 있거나 지나온 이들이라면 어디서든 어떻게든 공명하지 않을 수 없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입지를 굳힌 방민아와 독보적인 캐릭터의 심달기, 모델 출신의 새로운 얼굴인 한성민 등 세 주연 배우가 실제 나이 차를 잊게 하는 앙상블을 이루며 불안하고 혼란스럽고 예민한 각자의 열여덟 시절로 이끈다.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인 임솔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단편 작업을 해 온 이우정 감독이 각색해 연출한 장편 데뷔작이다.

이 감독은 "상처를 돌아보기는 무섭고 앞으로는 나아갈 수 없다고 느낄 때 원작을 읽게 됐고,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가는 강이를 보며 위로와 힘을 받았다"며 "원작에서 출발해 영화를 완성하며 내가 받은 위로와 용기가 전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최선의 삶'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TH상과 CGK&삼양XEEN상,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을 받았고, 주연을 맡은 방민아가 뉴욕아시안영화제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9월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불안한 열여덟의 날카로운 성장기…영화 '최선의 삶'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