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대출 중단에 실수요자 '멘붕'인데…"규제 더 나올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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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권 주담대 등 제한…저축은행 신용대출도 제한
농협중앙회도 비조합원 대출 중단 고려
"집값 상승세 계속…대출 규제 보다 강화될 듯"
농협중앙회도 비조합원 대출 중단 고려
"집값 상승세 계속…대출 규제 보다 강화될 듯"
#. 지난달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5억원 아파트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30대 직장인 오모씨는 농협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 부결 통보를 받았다. 그는 "지난 18일 농협에 전세자금 대출신청을 해놨는데 다음날 신규 대출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어 우리은행에 신청했는데 24일 이전 계약 건은 대출이 가능하지만, 기존 대출이 취소돼야 신규 건이 승인돼 대기할 수 밖에 없어 불안해 죽겠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박에 시중은행 등이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른 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또 다른 대출 규제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도 신규 부동산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11월말까지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아파트 집단대출 등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 전세자금대출을 9월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신규 신청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기존에 승인된 대출자가 대출을 받기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 금액만큼 다음 대기자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제2금융권의 대출 문도 좁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은행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하로 축소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도 신규 대출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전국 농·축협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낮추겠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금융위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비조합원 대출 중단과 관련해 적용 범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것은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총액은 지난 19일 69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70조1500억원)보다 약 3.8% 늘었다. 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은 5~6%였던 만큼, 목표치에 맞추려면 대출 증가 속도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18.2%로 가장 높았으며, 농협(13.6%), 우리은행(11.1%) 순이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이들 은행은 올해 상반기 주담대나 신용대출 금리를 다른 은행 대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며 "2분기 가계대출(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 현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들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추가로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여전히 집값 오름세가 이다고 봐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1% 이상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7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11.12%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 중심의 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당국의 대출 규제는 보다 더 강화될 것이고, 규제의 빈틈 축소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가계대출 안정을 최우선과제로 제시,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강화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DSR 규제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농협은행 외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 중단이 빚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는 이날 "최근 농협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 등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박에 시중은행 등이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른 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또 다른 대출 규제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도 신규 부동산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11월말까지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아파트 집단대출 등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 전세자금대출을 9월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신규 신청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기존에 승인된 대출자가 대출을 받기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 금액만큼 다음 대기자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제2금융권의 대출 문도 좁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은행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하로 축소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도 신규 대출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전국 농·축협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낮추겠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금융위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비조합원 대출 중단과 관련해 적용 범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것은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총액은 지난 19일 69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70조1500억원)보다 약 3.8% 늘었다. 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은 5~6%였던 만큼, 목표치에 맞추려면 대출 증가 속도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18.2%로 가장 높았으며, 농협(13.6%), 우리은행(11.1%) 순이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이들 은행은 올해 상반기 주담대나 신용대출 금리를 다른 은행 대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며 "2분기 가계대출(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 현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들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추가로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여전히 집값 오름세가 이다고 봐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1% 이상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7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11.12%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 중심의 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당국의 대출 규제는 보다 더 강화될 것이고, 규제의 빈틈 축소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가계대출 안정을 최우선과제로 제시,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강화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DSR 규제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농협은행 외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 중단이 빚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는 이날 "최근 농협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 등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