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군기지에 아프간인 수용 요청…정부 "현재는 협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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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통위서 "초기 단계에 가능성 논의"
미국, 물리적 거리 때문에 인접국 우선 고려한듯
미국, 물리적 거리 때문에 인접국 우선 고려한듯
미국 정부가 한국 내 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 일부를 임시 수용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련 협의가 초기 단계에서 멈춰 현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관련 질의에 "초기 단계에 가능성을 논의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전까지 정 장관은 "지금은 그런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으나, 요청받은 적도 없느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그 사실을 확인했다.
정 장관은 "현재는 협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난민을 주한미군 기지에 수용하려면 한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수천 명의 피란민을 한꺼번에 미국으로 데려가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동맹국 내 미군기지에 일시적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주한미군 기지도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검토했으나, 물리적인 거리를 감안해 인접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취재진에게 아프간 난민이 경유할 거점을 제3국가에 마련했으며, 이와 관련해 4개 대륙, 24개 이상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독일, 쿠웨이트, 스페인을 포함해 걸프만 지역과 중앙아시아, 유럽 국가로부터 거점 설치에 대한 동의를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비자 심사와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이들 국가에 난민이 체류한다는 조건이다.
외통위에서는 과거 한국과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 보복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데려오는 문제도 논의됐다. 정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20여년 간 상당한 금액의 원조도 하고, 종합병원이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준 아프간인이 상당수 있다"며 "이분들이 한국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부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질문하자 "아프간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준 분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시간을 내서 관련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최종문) 2차관으로 하여금 비보도 조건으로 설명해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전날 "정부가 맡았던 아프간 현지의 병원, 학교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엔지니어 등 아프간인이 약 400명으로,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외교적으로 여러가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관련 질의에 "초기 단계에 가능성을 논의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전까지 정 장관은 "지금은 그런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으나, 요청받은 적도 없느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그 사실을 확인했다.
정 장관은 "현재는 협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난민을 주한미군 기지에 수용하려면 한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수천 명의 피란민을 한꺼번에 미국으로 데려가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동맹국 내 미군기지에 일시적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주한미군 기지도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검토했으나, 물리적인 거리를 감안해 인접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취재진에게 아프간 난민이 경유할 거점을 제3국가에 마련했으며, 이와 관련해 4개 대륙, 24개 이상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독일, 쿠웨이트, 스페인을 포함해 걸프만 지역과 중앙아시아, 유럽 국가로부터 거점 설치에 대한 동의를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비자 심사와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이들 국가에 난민이 체류한다는 조건이다.
외통위에서는 과거 한국과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 보복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데려오는 문제도 논의됐다. 정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20여년 간 상당한 금액의 원조도 하고, 종합병원이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준 아프간인이 상당수 있다"며 "이분들이 한국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부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질문하자 "아프간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준 분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시간을 내서 관련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최종문) 2차관으로 하여금 비보도 조건으로 설명해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전날 "정부가 맡았던 아프간 현지의 병원, 학교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엔지니어 등 아프간인이 약 400명으로,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외교적으로 여러가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