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느 캠프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지대 친문(친문재인)’ 의원들과 잇달아 만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선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급격히 세를 불리자 검찰·언론개혁과 ‘반(反)기본소득’을 기치로 친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3일 저녁 신동근 민주당 의원과 복지국가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끝장토론을 했다. 치과의사 출신 재선의원인 신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당내 친문 핵심그룹인 ‘민주주의4.0’에 속해 있다.

신 의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 그 허구성에 대하여’를 주제로 기본소득을 비판하는 글을 연재해 왔다. 지난 16일에는 홍영표, 김종민 등 민주주의4.0 소속 의원 20명과 함께 “기본소득이 당장 국가정책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18일 김종민 의원과 검찰개혁을, 20일에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과 언론개혁을 주제로 토론했다. 그는 토론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적극 찬성하면서 선명성을 드러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오는 31일부터 시작될 본경선 투표를 앞두고 여권 강성 지지층의 검찰·언론개혁에 대한 선호를 기본소득 반대를 축으로 한 ‘반(反)이재명 전선’으로 모아내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적 완화와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가 9월 말~10월 초를 목표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검토에 들어간 상황에서 정치권 논의에 먼저 군불을 때 친문 색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이재명 캠프는 중립지대를 지키던 의원들이 꾸준히 합류하면서 대세론을 굳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이탄희 의원은 “6명의 후보 중 가장 아웃사이더인 이재명 후보가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후보로 판단한다”며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21대 총선 때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아 당선을 도우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범이낙연계’로 분류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