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급증에 따른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증권사가 속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오전 8시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두 증권사 모두 매도 담보대출은 가능하며, 보유한 대출 잔액은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신용융자도 아직 가능하다. 신용공여는 증권을 담보로 현금을 빌려주는 증권담보대출과 증권사 돈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융자로 나뉜다. 증권담보대출은 상환이 상대적으로 늦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증권담보대출을 우선 중단하고 이후에도 자기자본 한도가 차면 신용대출을 중단한다.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산관리(WM), 기업 신용대출 고객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 자본의 100%로 제한된다.

최근 빚투가 급격히 늘면서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인 신용융자 잔액은 13일 처음 25조원을 넘은 이후 4거래일 연속 25조원대를 기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