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 1000만 명 시대, 투자는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가 됐다. 이들은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의 주주가 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혁신 기업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해외 투자의 근거는 분명하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 자산을 배분한 투자자와 국내 주식에 집중한 투자자의 수익률 격차가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자 그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문화로 자리잡은 투자의 수준이 ‘글로벌 자산 배분’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서 국내 개인투자자가 2011년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와 해외 주식 상위 50개 종목을 받아 10년 수익률(올 7월 말 기준)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국내 주식의 10년 수익률은 27.26%에 그쳤다. 50개 종목 중 10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종목이 30개나 됐다. 3개는 상장폐지됐다. 같은 기간 미국 중국(홍콩 포함) 일본 등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397%에 달했다. 400% 이상 수익을 낸 종목(12개)이 손실을 낸 종목(11개)보다 많았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장기 투자했다면 잔액은 크게 불어났을 확률이 높다.

해외 투자에 일찍 눈을 뜬 건 고액 자산가들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고객 자산을 분석한 결과 10억원 이상 투자자는 자산의 20% 이상을 해외 주식과 펀드, 채권에 넣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1억원 미만 투자자들과 큰 수익률 격차를 보이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해외 투자자는 크게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2년 새 국내 투자 고객이 106% 증가하는 동안 해외 투자 고객은 1265% 늘었다. 그 결과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 종목은 1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 운용 규모가 1조원이 넘는 해외주식형 ‘공룡 펀드’가 속출하고,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보유 잔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한국인의 재테크 수단이 부동산과 국내 주식에 이어 글로벌 투자 상품으로 확대되는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