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끊임없는 저가매수…"조정 사라진 건 Fed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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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방은행 총재의 조기 테이퍼링 주장을 뒤집는 발언 영향이 이어지면서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개장 전 선물시장부터 강세를 보였습니다. 당분간 테이퍼링 걱정을 덜었으니까요. 여기에 개장 직전 나온 미 식품의약국(FDA)의 화이자 백신 정식 승인 소식이 더해지면서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3대 지수는 0.4% 상승 수준에서 출발해 오름폭을 키웠고 S&P 500 지수 장중,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나스닥은 1.55%나 뛰었고 S&P 500 지수는 0.85%, 다우는 0.61% 상승했습니다. 알파벳, 컴캐스트, 치폴레, 얼타뷰티, TJ 맥스, 크로거, 에스티로더, 존슨컨트롤스,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기술주와 경기민감주가 골고루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 화이자의 주가는 2.4% 올랐고 파트너인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9.5%, 모더나는 7.5% 상승했습니다. 화이자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나온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는 무려 188% 폭등했습니다. FDA의 정식 승인은 화이자 백신이 안전성과 효과, 제조 품질에서 FDA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뜻입니다. 예방률은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긴급 사용 승인된 백신에 대해 접종 의무화를 꺼리던 정부, 기업과 학교 등은 정식 승인을 계기로 의무화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 발표가 나온 직후 미 국방부는 모든 군인에게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뉴욕시는 모든 공립학교 교사와 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셰브론은 전 직원 의무화를 검토하며서 우선 출장 직원, 해외 주재원 등에 대해 의무화를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FDA의 정식 승인을 기다려온 기업과 비정부기구 운영자, 주 및 지역 정부 당국자에게 의무화를 촉구한다"라며 이를 통해 수백만 명이 추가로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전체 성인의 27%에 달합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3분의 1은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으면 맞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모더나는 이번 달 정식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고, 현재 2회 투여 데이터를 수집 중인 존슨앤드존슨은 올해 중 정식 승인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델타 변이 확산세는 정점 징후를 보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가장 먼저 번졌던 아칸소와 미주리에서는 7일 이동평균이 최고치보다 12% 떨어졌습니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도 비슷한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다른 주에서도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61.2로 전월 확정치인 63.4보다 하락했고, 서비스업 PMI는 55.2로 전월 확정치인 59.9보다 둔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둘을 합친 7월 합성 PMI 예비치도 55.4로 전월 확정치인 59.9보다 떨어졌습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델타 변이 확산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한 점을 고려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율 7%에서 4.5%로 낮춘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델타 변이에 따른 영향으로 3분기 경제 회복이 느려질 것은 예상되어온 것입니다. 이런 지표 부진이 테이퍼링을 지연시키면서 증시 밸류에이션이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도 많습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의 CEO는 이날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주식이 역사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나 실러지수(CAPE) 등에 비춰 보면 과대평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채권, 미 국채에 비해선 저렴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ed가 매달 채권을 많이 사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너무 높아졌다(금리가 낮아졌다)는 말입니다. 그는 "경제 및 인플레이션을 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bp(1bp=0.01%포인트)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100bp는 높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건들락은 "Fed의 정책 때문에 금리는 그런 수준에 있지 않다. 이런 부양책이 지속하는 한 증시 매우 과대평가된 영역에 계속 머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델타 변이가 잠잠해지면 4분기부터 다시 경제 성장세가 살아날 것이란 예상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3분기 GDP 전망치는 낮췄지만 4분기에는 다시 연율 6%로 살아날 것으로 봤습니다.
증시가 이미 조정을 충분히 받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수는 작년 10월 이후 5% 이상 조정을 겪지 않았지만,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는 업종별로 평균 주식은 대부분 최고가로부터 10% 이상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테이퍼링 지연 예상과 함께 '슈퍼 비둘기'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이 백악관에 파월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이 임기인 파월 의장의 연임 여부는 노동절(9월 6일) 전후 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연방은행의 빌 더들리 전 총재는 "옐런 장관의 파월 재신임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관계자도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태로 궁지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이 시장의 지지를 받는 파월을 갈아치워 논란을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결정을 직전에 앞두고 연임설이 나돌고 있는데, 파월 의장이 괜히 무리할 이유가 없다"라며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장이 최근 몇 달 동안의 강력한 고용 증가와 델타 변이로 인한 하방 위험을 동시에 인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하면 9월 FOMC에서 경고, 11월 테이퍼링 발표 등 기존 시장 예상을 유지시키면서도 FOMC를 이런 일정에 고착시키는 건 피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Fed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회의(6주 간격)가 열릴 때마다 150억 달러씩 줄일 것으로 생각한다. 공식 발표가 11월에 나올 확률이 45%, 12월 확률이 35%, 2022년까지 연기될 확률이 20%"라고 예측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시장을 움직일 발언을 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대신 그는 지금까지의 경기 회복상황과 완전고용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테이퍼링은 어차피 실시될텐데 한 두 달 미뤄지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 달에 Fed가 채권 매입에 쓰는 돈이 무려 1200억 달러입니다. 한 달이 미뤄질 때마다 시장 유동성이 1200억 달러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약 8개월 간 테이퍼링(채권 매입규모를 계속 줄이는 것)을 실시할 동안에도 새로 쏟아질 돈이 1조 달러에 달합니다. 테이퍼링 지연, 백신 확대 예상 속에 이날 JP모간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성장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며칠 간의 뉴욕 증시 조정은 이전 몇 번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작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적 상승 추세 속에 일시 조정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주식에 대한 기존 '비중 확대'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걸 꺼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UBS는 이날 올해 S&P 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500에서 4600으로, 또 내년 말에는 5000으로 높였다. 내년 말까지 다시 13%가량 추가 상승한다는 예상입니다. UBS는 2분기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작년보다 45% 증가해 주당 207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도 10% 늘어 227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EPS 227달러는 법인세 증세에 따른 4~5% 줄어드는 것까지 고려한 것입니다. UBS는 그러면서 월가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UBS는 이런 장세에서 경기민감주를 매수할 것을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경기방어주가 부상했었지만, 델타 변이가 지나고 나면 경기가 제 궤도를 찾으면서 경기엔 민감한 자산들이 다시 부상할 것이란 겁니다.
UBS는 경기민감주 수익률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걱정 등으로 인해 몇 달간 시장수익률보다 낮았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역풍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UBS는 "델타 변이는 곧 정점을 찍을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은 시들해지면서 Fed의 매파적 전환 위험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간의 유명한 퀀트 애널리스트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한술 더 떴습니다. 그는 지난 주말에 펴낸 보고서에서 ”신흥국 주식이 이번 분기 선진국 주식에 비하면 9%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굉장히 큰 폭으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 이런 약세를 틈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것을 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근거로 첫 번째, 미국의 성장과 위험에 대한 예외적 강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질 것이다. 두 번째, 높은 원자재 가격은 수출을 도와 신흥국의 경상수지와 재정을 개선시킬 것이다. 세 번째, 신흥국 주식은 선진국보다 포지셔닝과 가치평가가 유리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달러 강세는 소폭 완화됐습니다. 아무래도 테이퍼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게 영향을 줬겠지요. 또 유가도 오랜만에 급등했습니다.
과연 이날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처럼 델타 변이는 곧 잠잠해지고, 테이퍼링은 늦춰지며, 주식 시장은 계속 올라갈까요? 그리고 그때면 경기민감주가 다시 랠리를 이끌 수 있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3대 지수는 0.4% 상승 수준에서 출발해 오름폭을 키웠고 S&P 500 지수 장중,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나스닥은 1.55%나 뛰었고 S&P 500 지수는 0.85%, 다우는 0.61% 상승했습니다. 알파벳, 컴캐스트, 치폴레, 얼타뷰티, TJ 맥스, 크로거, 에스티로더, 존슨컨트롤스,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기술주와 경기민감주가 골고루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 화이자의 주가는 2.4% 올랐고 파트너인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9.5%, 모더나는 7.5% 상승했습니다. 화이자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나온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는 무려 188% 폭등했습니다. FDA의 정식 승인은 화이자 백신이 안전성과 효과, 제조 품질에서 FDA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뜻입니다. 예방률은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긴급 사용 승인된 백신에 대해 접종 의무화를 꺼리던 정부, 기업과 학교 등은 정식 승인을 계기로 의무화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 발표가 나온 직후 미 국방부는 모든 군인에게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뉴욕시는 모든 공립학교 교사와 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셰브론은 전 직원 의무화를 검토하며서 우선 출장 직원, 해외 주재원 등에 대해 의무화를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FDA의 정식 승인을 기다려온 기업과 비정부기구 운영자, 주 및 지역 정부 당국자에게 의무화를 촉구한다"라며 이를 통해 수백만 명이 추가로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전체 성인의 27%에 달합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3분의 1은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으면 맞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모더나는 이번 달 정식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고, 현재 2회 투여 데이터를 수집 중인 존슨앤드존슨은 올해 중 정식 승인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델타 변이 확산세는 정점 징후를 보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가장 먼저 번졌던 아칸소와 미주리에서는 7일 이동평균이 최고치보다 12% 떨어졌습니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도 비슷한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다른 주에서도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61.2로 전월 확정치인 63.4보다 하락했고, 서비스업 PMI는 55.2로 전월 확정치인 59.9보다 둔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둘을 합친 7월 합성 PMI 예비치도 55.4로 전월 확정치인 59.9보다 떨어졌습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델타 변이 확산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한 점을 고려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율 7%에서 4.5%로 낮춘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델타 변이에 따른 영향으로 3분기 경제 회복이 느려질 것은 예상되어온 것입니다. 이런 지표 부진이 테이퍼링을 지연시키면서 증시 밸류에이션이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도 많습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의 CEO는 이날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주식이 역사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나 실러지수(CAPE) 등에 비춰 보면 과대평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채권, 미 국채에 비해선 저렴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ed가 매달 채권을 많이 사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너무 높아졌다(금리가 낮아졌다)는 말입니다. 그는 "경제 및 인플레이션을 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bp(1bp=0.01%포인트)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100bp는 높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건들락은 "Fed의 정책 때문에 금리는 그런 수준에 있지 않다. 이런 부양책이 지속하는 한 증시 매우 과대평가된 영역에 계속 머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델타 변이가 잠잠해지면 4분기부터 다시 경제 성장세가 살아날 것이란 예상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3분기 GDP 전망치는 낮췄지만 4분기에는 다시 연율 6%로 살아날 것으로 봤습니다.
증시가 이미 조정을 충분히 받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수는 작년 10월 이후 5% 이상 조정을 겪지 않았지만,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는 업종별로 평균 주식은 대부분 최고가로부터 10% 이상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테이퍼링 지연 예상과 함께 '슈퍼 비둘기'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이 백악관에 파월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이 임기인 파월 의장의 연임 여부는 노동절(9월 6일) 전후 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연방은행의 빌 더들리 전 총재는 "옐런 장관의 파월 재신임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관계자도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태로 궁지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이 시장의 지지를 받는 파월을 갈아치워 논란을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결정을 직전에 앞두고 연임설이 나돌고 있는데, 파월 의장이 괜히 무리할 이유가 없다"라며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장이 최근 몇 달 동안의 강력한 고용 증가와 델타 변이로 인한 하방 위험을 동시에 인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하면 9월 FOMC에서 경고, 11월 테이퍼링 발표 등 기존 시장 예상을 유지시키면서도 FOMC를 이런 일정에 고착시키는 건 피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Fed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회의(6주 간격)가 열릴 때마다 150억 달러씩 줄일 것으로 생각한다. 공식 발표가 11월에 나올 확률이 45%, 12월 확률이 35%, 2022년까지 연기될 확률이 20%"라고 예측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시장을 움직일 발언을 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대신 그는 지금까지의 경기 회복상황과 완전고용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테이퍼링은 어차피 실시될텐데 한 두 달 미뤄지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 달에 Fed가 채권 매입에 쓰는 돈이 무려 1200억 달러입니다. 한 달이 미뤄질 때마다 시장 유동성이 1200억 달러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약 8개월 간 테이퍼링(채권 매입규모를 계속 줄이는 것)을 실시할 동안에도 새로 쏟아질 돈이 1조 달러에 달합니다. 테이퍼링 지연, 백신 확대 예상 속에 이날 JP모간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성장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며칠 간의 뉴욕 증시 조정은 이전 몇 번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작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적 상승 추세 속에 일시 조정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주식에 대한 기존 '비중 확대'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걸 꺼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UBS는 이날 올해 S&P 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500에서 4600으로, 또 내년 말에는 5000으로 높였다. 내년 말까지 다시 13%가량 추가 상승한다는 예상입니다. UBS는 2분기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작년보다 45% 증가해 주당 207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도 10% 늘어 227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EPS 227달러는 법인세 증세에 따른 4~5% 줄어드는 것까지 고려한 것입니다. UBS는 그러면서 월가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UBS는 이런 장세에서 경기민감주를 매수할 것을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경기방어주가 부상했었지만, 델타 변이가 지나고 나면 경기가 제 궤도를 찾으면서 경기엔 민감한 자산들이 다시 부상할 것이란 겁니다.
UBS는 경기민감주 수익률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걱정 등으로 인해 몇 달간 시장수익률보다 낮았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역풍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UBS는 "델타 변이는 곧 정점을 찍을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은 시들해지면서 Fed의 매파적 전환 위험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간의 유명한 퀀트 애널리스트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한술 더 떴습니다. 그는 지난 주말에 펴낸 보고서에서 ”신흥국 주식이 이번 분기 선진국 주식에 비하면 9%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굉장히 큰 폭으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 이런 약세를 틈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것을 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근거로 첫 번째, 미국의 성장과 위험에 대한 예외적 강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질 것이다. 두 번째, 높은 원자재 가격은 수출을 도와 신흥국의 경상수지와 재정을 개선시킬 것이다. 세 번째, 신흥국 주식은 선진국보다 포지셔닝과 가치평가가 유리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달러 강세는 소폭 완화됐습니다. 아무래도 테이퍼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게 영향을 줬겠지요. 또 유가도 오랜만에 급등했습니다.
과연 이날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처럼 델타 변이는 곧 잠잠해지고, 테이퍼링은 늦춰지며, 주식 시장은 계속 올라갈까요? 그리고 그때면 경기민감주가 다시 랠리를 이끌 수 있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