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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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이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을 중단하면서 다른 시중은행으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른 은행권의 한도는 충분하다고 밝힌 상태지만,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11월말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한다. 여기에 11월말까지 신용대출 한도도 최대 1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 전세자금대출을 9월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신규 신청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기존에 승인된 대출자가 대출을 받기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 금액만큼 다음 대기자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의 대출 중단에 다른 은행으로 대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대출 수요가 늘면서 다른 은행도 대출이 중단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부터 은행 창구엔 "대출을 미리 받아놓을 수 있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한 높이고 싶다" 등 대출 문의가 대폭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관련해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심지어 기업대출 이용 중인 고객도 대출이 중단되는 것 아닌지 질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관련 문의가 창구 및 전화로 폭증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준비하는 고객들은 잔금일자를 앞당겨야 하는지, 연내에 대출 실행이 가능한 지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농협에서 거래했던 고객들이 와서 여기서는 대출이 가능한 지 문의했다"며 "연봉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은 공무원들도 대출 미리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용대출에 대한 가수요는 이미 늘고 있다. 지난주(8월17~20일)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건수는 7557건이나 됐다. 이는 전주 동기 대비(5671건수)와 비교해서도 33.3%나 급증한 수준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3일 대출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도 연봉의 2배 수준에서 1배 수준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다음주부터 다른 은행의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가시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문의를 하더라도 대출 승인을 위해선 1주~1달 가량이 걸리는 만큼,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다음주부터 발생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추가로 농협중앙회도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면서 대출 쏠림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7일부터 전국 1118개 농·축협에서 비·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11월 말이나 연말까지 중단된다. 다만 신용대출은 중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지난해말 신용대출 중단됐을 당시에도 대출 가수요가 크게 몰렸다. 올해초 신용대출이 재개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1월7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31일(133조6482억원)과 비교해 1주일만에 4533억원이나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풍선효과가 발생하더라도 대출 중단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 취급이 집중된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와 달리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있다"며 "농협은행·농협중앙회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과 같은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