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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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가계 빚이 18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잇따른 금리 인상 경고에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지속된 여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보다 2.3%(41조2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3%(168조6000억원)나 늘었다. 지난 1분기 가계빚은 36조7000억원 늘면서 지난해 4분기(46조1000억원) 증가 폭보다 줄었지만, 다시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이다.

가계 빚 증가세는 2019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대비 가계신용 증감률은 10.3%로, 2017년 2분기(1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가계 빚의 증가액 자체도 급증했다. 가계 빚은 1년 전보다 168조6000억원 증가하면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와 비교한 증감액(41조2000억원)도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1705조3000억원)은 전분기 대비 38조6000억원(2.3%)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2%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었다. 2분기 기타대출(757조원)은 전분기보다 21조3000억원(2.9%) 늘었다. 올해 1분기엔 증가 폭이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5조5000억원) 대비 줄었지만, 기업공개(IPO) 열풍에 다시 증가세가 늘어난 것이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4월말 일부 기업의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 수요가 발생했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도 늘어났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가 일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9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1분기 증가액(5조6000억원) 대비 급증한 수준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소폭 둔화했다. 주담대는 17조3000억원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20조4000억)보다 증가 속도가 줄었다. 전국의 주택 전세거래량이 소폭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주택 전세거래량은 32만6000호로 1분기(34만7000호)보다 감소했다.

송재창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축소는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모기지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며 "정책 실수요자 정책모기지 비중 늘어났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7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분기 3.5%를 기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