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플러스는 우리 협회 회원사가 아닙니다. 대다수 핀테크 기업은 정직하고 건전한 방법으로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회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24일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일이 디지털 금융에 대한 신뢰 위기로 확대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지포인트 운영업체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3년간 영업하다가 무더기 환불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 전자금융업자가 아니니 핀테크협회에 가입할 생각도 안 했다.

이 단체는 핀테크 기업 337개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입장문을 낸 것은 머지 사건이 핀테크 기업 전반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 강화로 흐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사이의 ‘영역 다툼’ 때문에 처리가 지연돼온 전자금융법 개정안도 산으로 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은은 지난 18일 “이견이 있는 부분은 빼고, 소비자 보호 관련 조항을 강화해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국회에선 인터넷 쇼핑몰의 의무를 무겁게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협회는 “단순히 사고 수습에 치우친 근시안적 해결책으로는 제2, 제3의 머지 사태를 예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전금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핀테크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규정을 함께 담았다는 이유에서다. 협회는 “전금법 개정안은 핀테크 기업에 특혜가 아니라 강력한 책임을 부과한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금융 영토를 넓히는 기본법이라는 대승적 취지에 공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신사업과 관련한 법률·규제 컨설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머지포인트처럼 충분한 법적 검토 없이 사업을 벌였다가 사고를 내는 사례를 막겠다는 뜻에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